13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 절차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합병 법인은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되고 포스증권을 존속법인으로 한다.
우리금융은 포스증권의 '펀드수퍼마켓' 애플리케이션(앱)과 우리금융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을 포함한 증권 통합앱을 마련하고, 우리금융이 올 11월 출시할 예정인 슈퍼앱 'New원'과 연계하겠다는 방안이다.
합병 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다. 합병 후 지분은 우리금융 97.1%, 한국증권금융 1.5%로 관측된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은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를 얻어 올 8월 합병증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그룹은 증권업 진출에 따라 '벤처캐피탈→캐피탈→은행→증권→자산운용→PE→F&I'로 이어지는 기업 생애주기별 금융서비스체제를 완성해 그룹 전략적 목표인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며 "자체성장과 함께 증권사 추가 M&A 등을 추진해 10년 내에 업계 TOP 10 초대형 투자은행 IB로 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종금은 1974년 창립돼 지난 3월 기준 △고객 자산(발행어음 기준) 4조3000억원 △개인 고객 수 20만명 △총자산 6조4000억원 △총자본 1조1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포스증권은 지난 2013년 설립돼 약 3700개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국내 최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플랫폼이다. 자기자본 기준 53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스증권은 △개인 고객 28만명(펀드 기준) △고객자금 6조5000억원 △총자산 2330억원 △총자본 500억원으로 집계된다.
금융권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합병으로 통합법인은 총자산 6조6000억원, 총자본 1조2000억원으로 관측한다. 합병 시 자기자본 기준 18위에 안착해 중형 증권사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금융이 증권업에 발을 딛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이 2005년 합병되면서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6월 자기자본 기준 2위였던 우리투자증권을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어 비(非)은행 부문인 증권업 재진출을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또 투자은행(IB) 역량 강화, 5000억원 유상증자, 증권 전문 인력 영입, 사옥 여의도 이전 등의 증권 부문 사업도 추진했다.
이번 합병에 관한 장밋빛 기대와 달리 일각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포스증권은 펀드(집합투자증권) 투자매매업·투자중개업만 영위 중이다. 통상적 증권사가 다루는 주식·채권 중개를 위해서는 주식중개업과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한다.
포스증권은 현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펀드만 가능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확대하는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과 합병 시 타사 대비 자본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비쳐진다.
주요 금융그룹 소속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작년 말 기준 NH투자증권 7조1065억원, KB증권 6조1572억원, 하나증권 5조7525억원, 신한투자증권 5조2633억원 등으로 향후 우리금융 소속 증권사와 최소 4조원 이상 격차가 예상된다.
조영태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포스증권의 자산 및 순이익 그리고 영업 규모를 감안 시 은행 부문 의존도 완화 효과는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추후 실적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증권이 온라인으로 집합투자증권 판매에만 주력하는 소형증권사로 전통적인 증권업 관련 영업기반이 미흡해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대부분의 사업 부문에 대한 영업기반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