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통풍 환자는 2015년 33만4705명에서 2022년 50만9699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통풍치료제 시장규모를 2025년 약 10조원 규모로 전망했다. 국내 제약사에서는 LG화학과 JW중외제약 두 곳이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에 성공하면서 국산 통풍 신약 라이벌전이 주목된다.
통풍은 크게 일반인보다 요산이 많이 생성되는 '과다생성형' 통풍과 요산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한 '배출저하형' 통풍으로 나뉜다. 치료제도 ‘요산 생성 억제제’와 ‘요산 배출 촉진제’로 분류되는데, 현재 시장에서 처방되고 있는 요산 생성 억제제로는 ‘알로푸리놀’, 요산 배출 촉진제는 ‘페북소스타트’가 있다. 두 제품은 각각 미미한 효과나 안정성 우려로 인해 처방률이 낮은 상태다.
LG화학은 요산 생성 억제 치료제를, JW중외제약은 요산 배출 촉진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통풍의 원인인 요산을 만드는 '잔틴옥시다제(XO)'를 억제해 요산의 과다 생성을 막는 '티굴릭소스타트'가 지난 2021년 미국 임상 2상에서 평가 지표를 모두 높은 수준으로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이를 시작으로 2022년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았고, 최근에는 이탈리아의약품청(AIFA)으로부터 티굴릭소스타트 3상 임상시험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해 “복용 후 빠른 약효와 1일 1회 복용의 경구용 통풍 치료제로써 환자 순응도 및 편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해당 치료제의 임상 시험계획을 미국 외 다수 국가에도 제출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 승인에 따라 유럽 내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G화학은 지난 2022년 12월 중국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에 중국지역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이전하는 티굴릭소스타트의 기술수출(License-Out)에 성공했다. 해당 계약으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 달러(약 130억원)를 비롯해 중국지역 개발 및 상업화 성과 마일스톤으로 최대 8550만 달러를 받는다. 총 계약 규모는 9550만달러(약 1240억원)이며 연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매해 별도로 받는다.
JW중외제약의 '에파미뉴라드'는 아시아를 핵심 시장으로 목표를 설정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2년 11월 IND 승인 후 지난해 3월 환자 등록 및 투약을 시작했으며, 대만에서도 지난해 8월 IND 승인 후 12월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 이어 9월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IND 승인을 받았다.
요산배출을 촉진하는 치료제는 신장이나 간에 안전성 우려가 있어 부작용 없는 통풍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JW중외제약은 “에파미뉴라드의 임상 3상 시험에는 기존 치료제 페북소스타트 대비 유효성, 효과성을 비교하는 시험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5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임상이 이뤄지다 보니 시간이 좀 더 걸리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은 임상 성공 후 기술수출을 통해 미국과 유럽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중국 심시어제약에 중국·홍콩·마카오 지역 대상 개발 및 판권을 기술수출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 진출한 제약사들을 보면 기술수출을 통해 현지회사가 임상 3상까지 승인받고 판매하고 있는데, 같은 루트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