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최 회장이 지난 6일 대만에서 웨이 회장을 비롯한 TSMC 경영진과 현지 정보기술(IT) 업계 주요 인사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배석했다.
최 회장은 웨이 회장에게 "인류에 도움을 주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놓자"는 메시지와 함께 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 협력을 강화하자는 뜻을 전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 제품인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TSMC와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반도체 후공정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패키징은 집적도가 매우 높은 반도체 회로를 보호막(패키지)으로 감싸는 첨단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칩의 밑바탕이 되는 베이스 다이(Die) 생산에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베이스 다이는 연산 작업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결돼 HBM을 제어하는 부품이다.
SK하이닉스와 TSMC는 수평(2D) 기판 위에 수직(3D) 적층된 HBM을 하나로 결합한 '2.5D' 패키징 기술 결합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서든 데스(돌연사)'를 언급한 이후 AI와 AI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 전선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 기업인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과 차세대 EUV 개발에 관해 논의했다. 올해 4월 젠슨 황 CEO와의 만남에선 HBM 공급을 비롯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반도체 광폭 행보는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고객사의 광범위한 요구를 충족하는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며 "SK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