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부와 은행권이 출산 가구를 위해 내놓은 대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는 '신생아 특례대출'을, 은행권은 출산 가구를 위한 각종 '고금리 적금 상품'을 내놨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정부와 은행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을수록 금리를 높여주는 적금을 출시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7일 출산장려 취지로 'NH상생+아이행복적금'을 내놨다. 기본금리는 연 3.1%로, 최고금리는 연 10.1%에 달한다. 우대금리는 △결혼·임신·난임·출산 3%p △다자녀 2%p △부모급여·양육수당·아동수당을 농협은행으로 수령하면 1%p 등 최고 7%p까지 제공한다.
제2 금융권에서는 최대 연 12%까지 우대하는 적금도 나왔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1일 'MG희망나눔 용용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6%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출생자가 가입할 수 있는 적금이다. 우대금리는 △첫째 출생 시 4%p △둘째 5%p △셋째 이상 6%p다. 인구감소 지역은 자녀 수와 상관 없이 6%p의 우대금리 혜택을 받아 12%의 금리를 제공한다. 생애 첫 통장 개설이라면 1인당 최대 20만원의 출생축하금도 지원한다.
은행권에서 연 10% 이상을 보장하는 적금을 내놓는것과 함께 정부의 '신생아 특례대출'과 '생애최초 대출' 정책도 효과를 보고 있다.
경기 김포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을 보면 30대 신혼부부가 대부분"이라며 "저출생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계속해 관련 정책을 내놓으니까 사람들도 관심을 좀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청약 대신 기존주택을 매매해 생애 첫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가 4만 명에 가까워 약 3년 만에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분양가 등의 영향으로 주로 30·40대 수요자들이 신생아 특례대출 등을 활용해 집 장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30대를 주축으로 한 생애최초 매수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애 첫 주택 매수자(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는 3만894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대가 1만7619명(45.2%)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가 올초부터 내놓은 신생아 특례대출이 30대의 '내 집 마련'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출시한 상품으로, '주택구입자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주택구입자금대출의 경우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가구에 최저 1%대 금리로 최대 9억원 대상 주택까지 대출 가능하다. 기존 최대 1억3000만원 가구까지 적용됐던 부부합산 연소득은 올 3분기부터 2억원까지 인정돼 매수세가 당분간 계속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이다. 대출금리는 최저 1.1%에서 최고 3%대까지로, 연소득과 우대금리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부부합산 연소득 2억원 이하, 순자산가액 3억4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여야 대출 가능하다. 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라면 담보인정비율(LTV) 80%가 적용돼 내 집 마련에 유리하다. 이러한 이유로 30대에서 주택 매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영끌'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역에서 생애최초 매수자 중 최다는 30대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조를 우려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큰 변화가 발생할 경우 주택 공급 부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