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1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2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에서 큰 폭으로 턴어라운드(Turnaround)를 기록한 것이다. 턴어라운드란 기업이 경영 어려움을 벗어나고 성공적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한 지난해 3분기(86억원) 대비 흑자 규모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24억원) 비해서도 순익이 증가하면서 3개 분기 연속 호실적을 기록하며 이은미 대표의 첫 과제인 '연간 흑자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배경에는 고객 증가 영향이 컸다. 토스뱅크의 고객 수는 올 1분기 말 986만명으로 전년 동기(607만명)보다 약 1.6배 늘면서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에는 1000만 고객을 달성하면서 인터넷은행 후발 주자임에도 저력을 보였다.
특히 올해 1월 선보인 '평생 무료 환전' 외환 서비스와 2월에 나온 '자동 일복리' 나눠모으기 통장 등 은행권 최초의 혁신 상품을 잇달아 출시한 점이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올 1분기 기준 여신잔액은 13조8500억원, 수신잔액은 28조3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배, 1.3배 성장했다. 예대율 역시 56.42%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p 상승하면서 여·수신 균형이 향상됐다.
아울러 올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8.06%로 은행권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통틀어 경영 효율성이 가장 좋았다. CIR은 총영업이익 중 판매관리비로 지출되는 비율을 뜻하는데 CIR이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은행권에서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은행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2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1억2000만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1인당 생산성은 기업의 영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충당금적립전이익을 직원 평균 수로 나눈 값이다.
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직원 수는 528명으로 전년 동기(409명) 대비 29.1%(119명) 늘었다. 전체 직원 규모는 증가했음에도 1인당 생산성이 개선된 것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을 피해 간 데다 무점포·비대면 영업으로 경영 효율성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은미 대표가 과감한 행보로 토스뱅크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흑자를 끌어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대표는 현 아이엠뱅크(iM뱅크), 전 DGB대구은행에서 경영기획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바 있다.
당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하는 태스크포스(TF)팀 공동의장 역할을 지내며 탄탄한 실무 경험을 갖췄다. 앞서 삼일회계법인과 대우증권 연구원을 거쳐 HSBC 홍콩 산업은행, 도이치은행 등에서 CFO 경험을 쌓은 그의 실무 감각과 체계적인 재무 안전성이 토스뱅크에서도 발휘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주택담보대출'을 아직 내놓지 않은 만큼 향후 본격적인 여신 확대에 나서면 수익 증대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이 은행들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연체율은 소폭 증가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숙제로 남았다. 토스뱅크 측은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포용성을 기록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터넷은행 3사의 올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6.3% △케이뱅크 33.2% △카카오뱅크 31.5% 순이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당사는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안정적 성장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는 탄탄하게 구축하고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은 이어가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