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토스가 쏘아올린 '환전 무료'…은행권, 외환 경쟁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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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혜 기자
2024-02-27 05:00:00

은행권, 고객 확보 특명…"놓칠 수 없는 외환"

"인터넷은행 규제 풀고 자율 경쟁 촉진 必"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은행권 외환 서비스 경쟁에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토스뱅크가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 외화통장이 도화선이 됐다. 이런 파격 행보는 깜짝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에 외환시장이 연일 들썩이면서 기존 시중은행 독과점 형태를 이룬 영업 구도 역시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전 수수료 100% 면제를 제공하는 은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에 불을 지핀 곳은 토스뱅크인데, 지난달 토스뱅크가 내놓은 외환계좌 서비스는 17종의 외화(달러, 엔 등)를 사고팔 때 모든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외화를 원화로 되팔 때 통상 1%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다른 은행과 달리 재환전 수수료가 없는 데다, 별도의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에 외화통장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인기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파격 혜택으로 출시 3주 만에 60만좌를 돌파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기존 환전 과정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하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여행지에서 결제, ATM 출금 등을 이용한 여행객과 국내에서 온라인 외화 결제를 이용하는 고객 중심으로 체크카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무료 환전의 원조는 2022년 7월 출시된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다. 해외여행 특화 카드로 26종 외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해주고 해외 가맹점·ATM 출금 수수료도 무료다. 다만 재환전 시 수수료가 붙는다.

최근 은행권에 무료 환전 열풍이 번지자 하나금융은 해당 카드 발급처를 하나은행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그동안은 하나머니와 하나페이에서만 발급해 왔다. 또 100% 환율 우대 정책이 종료되는 시점을 오는 3월에서 연말까지로 9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환율 우대란 환전 수수료율을 해당 비율만큼 낮게 적용해 주는 것이다. 결국 100% 환율 우대는 수수료율이 0%가 되어 환율 그대로 수수료 없이 환전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외화 30종을 대상으로 100% 환율 우대(재환전 시 5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결제나 ATM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환전 후 전용 외화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중 미 달러(USD)와 유로(EUR)에 대해서는 각각 연 2%, 연 1.5%의 특별금리를 적용한다.

특히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직접 홍보 영상까지 출연하며 공을 들였다. 두 수장은 은행과 카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장점을 결합한 데다 고객이 선호하는 혜택을 골고루 담고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KB국민은행 역시 KB국민카드와 협업해 오는 4월 중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환전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100% 환율 우대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은행도 외환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중으로 해외 이용 수수료 전액 면제 카드를 출시하고, NH농협은행도 환전 수수료 우대 카드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행의 주도로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은행권 영업 관행이 바뀔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를 더 완화해 시중은행과의 자율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혜택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들이 외환 시장에 주목하는 데는 고객 확보 영향도 크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돼 해외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2272만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79% 수준까지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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