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주담대(전월세 보증금 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6조6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15조5928억원) 대비 11조455억원(70.8%)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21조3112억원으로 1년 새 8조158억원(6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4조9211억원으로 2022년 말 2조2974억원에서 2조6237억원이 늘면서 2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은 4060억원이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반면 규모가 훨씬 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잔액은 2022년 말 418조3276억원에서 지난해 말 431조9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이 13조6023억원(3.3%)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증가세는 상당히 높다.
이런 원인은 인터넷은행들이 낮은 금리를 무기로 주담대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인터넷은행 주담대를 문제 삼자 대출 장벽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출 금리는 4대 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해 11월 중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각각 4.44%, 4.34%로 4대 은행(4.51∼4.59%) 대비 낮았다. 신용대출보다 담보가 확실해 부실 가능성이 작고 대출 금액은 큰 주담대 영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비판과 동시에 당초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은 외면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만 주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말 중·저신용대출 목표 비중을 달성한 곳은 30.43%를 기록한 카카오뱅크(목표치 30%)뿐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29.09%, 31.54%로 목표치(32%, 44%)에 미치지 못했다.
양경숙 의원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영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출범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주담대 금리 인하로 대출이 늘어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 확대될 우려에 대해 금융당국은 예년 대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이진 않아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아직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높기 때문에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에 맞게 적절히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