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편입 비중이 국내 ETF를 역전했다. 2021년 2월 주식 투자가 가능한 투자중개형 ISA 도입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여러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중개형 ISA에서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 편입 비중은 지난 4월 말 기준 19.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국내 투자자들의 중개형 ISA에서 해외 ETF 편입 비중은 4개월 만에 15%p 이상 늘었으나, 같은 기간 국내 ETF 편입 비중은 8%p 이상 줄었다.
정부와 기업의 밸류업 대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모양세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2650~2750선에 갇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박스권 탈출을 좀처럼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로써 올해 초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던 증권사들의 전망이 빗나갔다.
코스닥 시장도 별다르지 않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 거래량 절반 이상은 주식을 매수한 날 바로 되파는 '단타(데이트 트레이딩)' 매매였다. 한국거래소는 올 들어 이달 13일까지 코스닥 시장의 데이트 트레이딩 거래량은 총 1020억9774만주로, 전체 거래량(1752억3760만주)의 5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 흐름은 ISA에서 투자자들의 눈을 해외 ETF로 돌려놓았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장기화하며 미국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참여자 누구나 "미국 주식은 '장기 투자용', 국내 주식은 '단기 투자용'"이란 말을 할 정도로 국내 증시는 저평가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ETF, 특히 미국 주가지수 추종 상품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믿음은 굳건한 반면 국내 ETF는 채권이나 단기 자금 운용용 외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