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낙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와 정소라 박사과정생은 2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경제분석'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통계청의 2017~2021년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로봇을 도입한 기업의 총종사자 수 변화율이 미도입 기업보다 약 2% 낮게 나타났다. 반면 실질임금 증가 유발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명확하지 않았다.
분석 대상을 300인 이상 대기업으로 좁히자 결과가 더 뚜렷해졌다. 로봇 도입 대기업의 고용량 변화율은 미도입 대기업보다 약 4.2% 낮았다. 하지만 실질임금 변화율은 약 3.5% 높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AI 도입 결과다. AI를 도입한 대기업의 고용량 변화율이 미도입 대기업보다 약 1.6% 높았다. 연구진은 이를 로봇이 주로 생산 공정에 활용되는 반면, AI는 제품·서비스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차이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진은 "로봇의 노동 대체 효과는 확인되지만, AI의 노동 대체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는 없었다"며 "오히려 AI의 고용 창출 가능성이 부분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AI가 로봇과 결합하더라도 AI의 노동 대체 효과는 생산 공정을 중심으로 주로 발생할 것"이라며 "고용 창출 효과가 여전히 발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인간 고유의 직무나 직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존 우려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AI 도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