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41% 하락한 20만9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0만7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지난 11일 24만1000원까지 오른 것에 비해 13.07%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10일(20만8000원) 주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상반기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증권사는 이달 들어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상상인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기존 24만원에서 35만원, 신한투자증권은 22만원에서 31만원으로 높였다.
이러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내림세를 보이며 20만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새벽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2.63% 상승했고 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인 TSMC가 순익이 36% 급등한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정부가 해외직접생산규칙(FDPR)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조 바이든(Joe Biden) 정부가 동맹국들이 중국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허용한다면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바이든 사퇴설이 민주당 내에서 불거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대만 TSMC 등에 지급하는 반도체 보조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투심이 위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 전부를 가져갔다"며 "지금 우리는 대만이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지만,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트럼프 피격 이후 잠잠하던 '바이든 사퇴론'이라는 불확실성에 반응했다"며 "트럼프 트레이딩에 베팅한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실현 및 불확실성 회피가 조정 트리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FDPR 규제 조치 시행 시 중국 판매 비중이 높은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업체는 물론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5일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