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인복지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손보기로 했다.
그간 노인복지시설 공급 걸림돌로 여겨진 ‘직접 소유’ 규제를 개선해 토지·건물을 모두 소유하지 않더라도 시설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주택도시기금 활용 등 공적 자금이나 도심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해 시니어 레지던스를 짓는 방안도 마련한다.
그간 시니어 레지던스 수요가 급증하는 것과 달리, 규제로 인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 돈이 있어도 실버타운 입주에 1~2년이 걸려 ‘실버난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니어 레지던스 대폭 확대’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올 3월 열린 민생토론회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가사와 건강, 여가 서비스가 결합된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민간사업자 시장 진입을 위해 토지와 건물 소유를 의무화한 규제를 개선한다. 토지·건물 사용권만으로도 시니어 타운을 설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10인 이상 수용하는 요양원 등 노인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해야 한다. 정부는 서비스 전문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해 전문사업자 요건과 지원 근거도 만든다.
인구감소지역만 10년 만에 재도입하기로 한 분양형 실버타운은 임대형과 분양형을 섞어서 공급하도록 한다. 이는 노인복지법 개정 사안인 만큼, 법 개정과 동시에 서비스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운영방안도 마련한다.
2015년 당시 분양형 실버타운은 무분별한 전매로 인해 투기 수요가 유입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련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시니어레지던스 관련 특별법도 만든다는 방침이다.
수요가 높은 도심에서 유휴 부지를 활용해 시니어타운을 지을 때는 주택도시기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융자 지원을 고려하고,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지원 대상에 분양형 실버타운을 포함할 예정이다.
또한, 고령자 복지주택을 중산층 고령자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주택을 보유한 고령자도 입주 가능한 ‘실버스테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그간 시장에서 자유롭게 정해졌던 시니어 타운 이용료와 관련 기준 등도 체계화한다. 정부는 우선 입주자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 시니어 타운 표준계약서와 품질인증제를 도입해 시설 현황과 이용료 등에 대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구축한다.
입주자들의 이용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주택공사 등을 통해 기준시가 12억원 이하 주택을 매각할 때는 대금을 연금형으로 받을 수 있게 한다.
특히 가벼운 인지 장애 등 시설 기준에 따라 퇴소해야 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조치도 마련한다. 요양서비스가 필요해진 경우에도 다른 입주자들의 생활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계속 시설에서 지낼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시니어 레지던스가 국토부 등 여러 부처가 밀접하게 관계된 분야인 점을 감안해 관계부처 전담반을 구축하고, 현장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보완 대책을 지속해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