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25일 '2024 세제개편안'을 통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쓰인 증가 금액 중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초과 증가분에 대해서 법인세 5%를 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령 최근 3년간 평균 1000억원을 배당한 기업이 내년에 1100억원을 배당한다면 증가 금액은 100억원이 된다. 여기서 1000억원의 5%(50억원)를 초과한 50억원에 대해서 법인세 5%(2억5000만원)를 감면 받을 수 있다. 늘린 배당액의 40분의 1만큼을 감면받는 셈이다.
다만 평소에 배당이 많지 않았던 기업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정책이 처음 적용되는 내년엔 주주환원 증가 금액의 1%에 대해서만 세액 공제가 적용된다.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따른 세부 내용도 자율 공시 해야 한다.
주주환원 촉진을 통한 증시를 부양을 위해 등장한 제도이지만 결국 최대주주 특혜로 돌아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밸류업을 위해 자사주 소각 등을 진행하면 지주사의 지분율 올라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주사 최대주주가 밸류업에 따라 배당금 인상과 지분율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SK그룹, 두산그룹의 경우 올해 대대적인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계열사 간 합병에 따라 지주사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학계 전문가는 밸류업을 위한 세액 감면에 앞서 주주 간 불평등 관계 해소에 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방 인하대학교 경제학교 교수는 "국내 주식 저평가의 원인은 최대주주가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생긴다"며 "밸류업도 최대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의 부당한 관계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