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경기 화성 일차 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28일엔 에쓰오일(S-OIL) 울산 울주군 온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석유화학 설비가 큰 피해를 봤다.
연이어 터진 화재 사고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산업시설의 안전관리 중요성이 도마 위로 올라왔다. 아리셀 화재의 경우 화재에 취약한 리튬 배터리를 대량으로 적재해 뒀던 게 문제로 지적됐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안전관리 매뉴얼도 없어 예견된 인재였다는 평이 나온다.
S-OIL의 경우 지난달 디지털 전환(DT)을 통해 안전관리를 강화했다고 알렸지만, 이번 화재 사고를 막지 못했다. DT는 기존에 사람이 직접 관리하던 영역을 디지털 기술로 대체하는 걸 말한다. S-OIL은 온산 공장에 드론을 통한 이동형 감시 카메라(CCTV)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관리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지만, 허점을 드러냈다.
S-OIL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과 이번 화재 대응을 두고 "감식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며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온산 공장 화재 사고 현장 감식은 오는 30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다음달 초 중 화재 원인이 규명될 걸로 보인다.
전문가는 CCTV, 센서, 알림 장치를 통해 사람과 AI가 결합한 전방위적인 산업 재해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람의 한계를 AI가 보조해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병식 강원대학교 방재전문대학원 교수는 "인재가 발생하는 이유는 인지성, 누적성, 불확실성이다. 사람이 관여하는 순간 인지를 못 할 수도, 누적되면 무시할 수도, 사람이 하니까 불확실할 수도 있다"며 "AI는 이런 부분에서 사람을 대신해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령 어떤 위험 물질에 사람이 접근하는 걸 소리를 통해 알린다든가, 위험 물질이 일정 밀집도 이상으로 쌓여 있으면 경고를 하는 등 다양한 AI 기술을 적용해 산업 재해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