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30분경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현재까지 1명 사망, 23명이 실종됐다.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셀 1개가 연소되기 시작했고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 내부에는 3만5000여개의 전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리튬전지에서 발생한 불은 일반 화재와 달리 물로는 진화가 안 돼 불이 붙은 전지가 연소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화재도 불길이 워낙 거센 데다가 구조대원이 들어가 진화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리튬전지 화재와는 달리 이번 화재는 다양한 전지 공장의 화재 중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화재"라며 "염화티오닐(SOCl₂)이라는 용매를 보관하고 있던 공장에서 불이 나서 그 용매가 기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염화티오닐은 맹독성 물질로 흡입과 접촉에 모두 유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전지공장에서 화재가 난 건 맞지만 일반적인 배터리 산업, 즉 2차전지 산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화재에 의한 연소가스가 위험한 게 아니라 아리셀에서 생산하는 1차전지의 핵심이 되는 염화티오닐이 매우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에 대기 중 확산 현황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전했다.
독성물질이 대기 중에 유입됐을 경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ㅣ.
박 교수는 "이미 화재가 발생한 뒤 3시간 이상 지났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고농도, 대량의 염화티오닐이 유입됐을 것"이라며 "아리셀 공장 직원뿐만 아니라 그 주변 공장 직원들과 소방관들조차 위험한 상황이다. 소방본부에서 대기로 퍼지는 독성물질을 유의해야 한다는 안전 문자가 최소한 제대로 나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화재가 난 리튬전지가 이미 공급이 돼 사용 중인 셀 한 두개에서 연소가 발생했다면 워낙 농도가 낮기 때문에 큰 문제로 번지지 않는다"며 "생산 공장에서 어느 정도로 공기 중으로 확산됐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무서운 사고"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1차전지는 불이 붙은 뒤 물을 뿌리게 되면 수소가 발생해 또 다른 폭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