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전망이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보류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3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지만,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의는 제2의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은 "MBC는 주식회사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상법상 MBC가 주식회사라 하더라도 업무추진비는 공금"이라고 주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는 "법인카드 문제는 엄격히 다뤄져야 하지만, 엄연히 주식회사의 법인카드"라고 말했다. 반면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를 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왔다 말하지만, 감사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방통위 '0인 체제'에 대한 책임 공방도 이어졌다. 여당은 "야당의 반복적인 위원장 탄핵이 '식물 방통위'를 만들었다"고 비난한 반면, 야당은 "식물 방통위는 대통령이 만든 것"이라며 맞섰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쯔양 협박 사건'으로 불거진 미디어 크리에이터 보호 문제를 비롯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정책 등 민생 현안과 관련한 모든 업무가 중지됐다"고 지적했다.
회의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인민재판'에 비유하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시냐"고 말해 갈등이 격화됐다. 최 위원장은 회의 말미 사과했다.
결국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보류됐지만, 윤 대통령이 조만간 이 후보자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30일 혹은 31일 이 후보자를 임명한 뒤 곧바로 이상인 전 부위원장의 후임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