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OLED 수출액은 62억7000만 달러(약 8조6814억원)로 전체 디스플레이 수출액(89억달러·12조3000억원) 중 약 7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협회는 "국내 기업이 2019년부터 공급과잉인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은 OLED 제품군 중에서도 시장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좋은 정보기술(IT)용 중소형 OLED 위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최대 고객사로 스마트폰 제조업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애플의 아이폰15에 OLED 패널을 공급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상황은 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이 중국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 점유율은 50.7%로 전년 대비 10.1%p 상승했다. 반면 한국 기업 점유율은 49.3%로 2위에 머물렀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경기 침체 및 자국 제품을 우선시하는 애국 소비가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기업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프리미엄 모델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점유율이 다소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마냥 나쁜 건 아니다. 업계는 하반기 애플 신제품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반등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16을 출시할 예정인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패널 공급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에도 '애플 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 5월에 판매를 시작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 효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50%의 비중으로 아이패드 프로에 OLED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삼성디스플레이도 전 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은숙 협회 산업정책실장은 "국내 기업의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IT용 OLED 등에서 우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