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5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조6805억원)보다 22.2% 상승한 규모다. 2분기 순익만 보면 1조1248억원으로 역시나 1분기(9286억원) 대비 성장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실적은 타 은행과 큰 격차를 보였다. 경쟁사별 상반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1조5059억원 △하나은행 1조7509억원 △우리은행 1조6735억원 △NH농협은행 1조2667억원 등이다.
대출 자산이 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 적립했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부채 적립 효과 소멸로 대손비용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6월 말 원화 대출금은 308조962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4% 증가했다. 특히 기업 부문 대출이 176조572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160조6834억원)보다 9.9%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부문은 2.1% 증가했다.
이는 정상혁 행장의 경영 혁신이 주효했다. 올해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로 리스크가 큰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등 우량 자산을 기반으로 한 외형 성장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조달 비용 관리를 통한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따라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 행장은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모든 의사 결정 기준을 '고객'에 두고 전략, 조직 운영,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고객 중심 가치가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연결'과 '확장'을 키워드로 다양해진 고객 니즈에 맞춰 데이터 기반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품, 자산 관리, 디지털 조직을 아우르는 영업지원부문을 신설했고 흩어져 있는 사업 영역을 고객 중심으로 재정렬했다.
영업추진 1·2·3·4그룹도 신설해 본점과 영업조직 전반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 영업력을 강화했다. 영업조직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고객을 개인과 기업으로 구분하지 않고 팀 기반으로 공동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정 행장은 고객을 중심으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협업 또한 강조하면서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올해 2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함께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은행은 남은 하반기에도 압도적인 리딩뱅크 수성을 위해 더 견고한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김기흥 신한은행 경영관리그룹장(CFO)는 "상반기에 조기 자산 성장 전략을 추진했다면, 하반기는 자본 수익성 기반의 내실 성장을 강화할 것"이라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자본 부담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고객 기반 확보 관점에서 적정 속도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 및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등을 감안했을 때, 연간 NIM은 전년보다 소폭 하락하는 수준에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