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2024 이천포럼을 열고 오는 21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일정에 돌입했다. 이천포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안에 따라 2017년 처음 열린 연례 행사로 6월 확대경영회의,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을 대표하는 논의의 장이다.
이천포럼 첫날 일정에서는 AI와 관련한 강연과 집중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함께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등 계열사 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정보통신기술(ICT)위원장인 유영상 사장은 이날 이천포럼 개회사에서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AI 열풍을 'AI 골드러시'로 진단하고 "SK그룹은 멤버사가 보유한 역량을 총결집하고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산업 부문에 AI가 도입되고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하게 AI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일어난 금광 채굴 행렬에 빗댄 것이다.
SK그룹은 현재 SK하이닉스(반도체)와 SK이노베이션(에너지), SK텔레콤(ICT)을 3대 핵심 축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선점하고 SK이노베이션은 AI 데이터 센터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통신 기업인 SK텔레콤은 글로벌 연합을 구축해 AI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첫 번째 세션 기조 연설자로는 '현대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아라비아 왕립 과학기술대 교수가 나섰다. 두 번째 세션에선 잭 카스 전 오픈AI GTM담당 임원이 AI 산업 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전략을 짚었다.
세 번째 세션에선 윤풍영 SK㈜ C&C 사장, 짐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 등이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관리 체계와 관련해 발표했다. 마지막 세션에선 SK그룹 화상 연결을 통해 구성원들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한 사례가 소개됐다.
이천포럼 둘째 날인 20일에는 SKMS 내재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SKMS는 최종건 선대회장이 1979년 정립한 것으로 SK그룹 구성원의 행복과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영 준칙이다. SK그룹은 계열사마다 워크숍을 열어 SKMS 기본 개념과 실천 사례를 공유하기로 했다.
SK그룹은 "급변하는 AI 시장 등 한치 앞을 전망하기 어려운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SKMS 정신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각 사의 경영 과제를 돌파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구성원 목소리로 직접 들으며 현장에서 SKMS 실행력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천포럼은 마지막 날인 21일 최태원 회장의 연설을 끝으로 폐막한다. 최 회장은 구성원들과 함께 올해 포럼 성과를 되돌아보고 AI와 SKMS 실천 일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