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델타항공이 지난 7월 발생한 'IT 대란'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이유로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오류가 전 세계 850만 대 이상의 컴퓨터를 무력화하며 델타항공 등 다수의 기업에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지난 25일 조지아주 법원에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델타항공 측은 이번 IT 대란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델타항공은 소장에서 “테스트되지 않은 결함이 포함된 업데이트를 고객에게 강제로 배포하여 대규모 충돌 사태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델타항공은 이번 오류로 인해 약 7천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었고 이에 따른 운항 중단으로 130만명의 승객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 규모는 5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며 델타항공은 크라우드 스트라이크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는 델타항공의 소송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델타의 주장이 최신 사이버 보안의 작동 원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하며 “낡은 IT 인프라를 현대화하지 못한 델타항공의 문제도 이번 대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라우드 스트라이크 측은 다른 항공사들이 1~2일 내 시스템 복구에 성공한 반면 델타항공만 복구가 지연된 점을 지적하며 델타의 책임을 돌리는 주장이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델타항공과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법적 분쟁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교통부 역시 이번 IT 대란의 원인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란의 근본적 원인과 각 항공사의 복구 상황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IT 대란으로 인해 델타항공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사건의 원인을 둘러싼 책임 공방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IT 시스템은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