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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미래에셋증권, 고려아연 유상증자 정말 몰랐나…커지는 의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광미 기자
2024-11-01 18:10:17

공개매수·유상증자 실사 같은 부서에서 담당

금감원 "같은 시기 진행 시 독립적으로 볼 수 없어"

미래證 부정거래 방조 밝혀질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본사 사진미래에셋증권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본사 [사진=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믹데일리] 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담당한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불공정거래가 발견될 경우 미래에셋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가 같은 팀에서 맡은 것이 알려지면서 의문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검사 인력을 파견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적절한 검토 과정을 이행했는지,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금감원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미래에셋증권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를 인지했는지 여부다. 미래에셋증권 내 공개매수 사무취급과 유상증자를 기업금융(IB)2본부 IB1팀에서 담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거래가 사실상 동시에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려아연이 지난달 11일 공시한 공개매수설명서 중 장래 계획 캡처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고려아연이 지난달 11일 공시한 공개매수설명서 중 장래 계획 캡처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고려아연 지난달 11일 제출한 공개매수 신고서에는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에 변경을 가져오는 장래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지난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이뤄졌다.

그러나 고려아연이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30일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증자 방식으로 신규 발행한다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고려아연은 증권신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14일부터 29일까지 유상증자에 대한 기업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했다. 즉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실사 기간이 겹치면서 이를 담당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정보 공시를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한 팀에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실시되고 있는 기간에 유상증자를 위한 기업 실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불공정 거래를 방조했다는 의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전날 열린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자사주 공개매수, 유상증자 모집 주선을 수행한 사람이 같고, 이 사무 취급을 위해서는 실사를 해야 하는데 같은 시기에 진행됐다면 독립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며 "미래에셋증권도 부정 거래를 알고 방조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달 14일까지 고려아연의 증권신고서 정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정 거래를 발견할 경우 수사기관으로 이첩하거나 금융위원회와 행정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허위공시 의혹이 커지면서 금감원이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 요구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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