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28일 공개매수에 총발행 주식의 11.3%가 응했으며 그중 9.85%에 대해 자사주로 사들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과 연합 전선을 구축한 베인캐피탈은 1.41%를 확보했다. 이로써 고려아연과 베인은 총지분율 11.3%를 추가 확보했다.
앞서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종료한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89만원)보다 낮은 83만원으로 5.3%를 추가 확보했다.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과 기존 지분을 합친 총지분율은 38.4%이며, 고려아연보다 3%가량 더 많다.
다만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양측의 의결권 지분율은 지금과 달라질 예정이다. 우선 고려아연의 자사주 9.85%가 소각되면 양측의 지분율이 상승하게 된다. 이를 통해 최 회장 측 지분율이 약 40%, 영풍·MBK 지분율이 약 42%로 변할 걸로 추정된다.
기존 자사주 처분과 추가 우호 세력도 변수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와 무관하게 자사주 2.4%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를 우호 세력에게 처분하면 의결권 주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양측의 지분율 격차가 2~3% 내외에 불과한 만큼, 지분율 7.8%를 가진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와중에 영풍·MBK는 이날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표 대결 준비에 나섰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거버넌스(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며 "정관 변경과 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임시 주총 요구에 대해 "영풍·MBK가 끝내 임시 주총 소집 요구에 나서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았다"며 "기어이 임시주총을 소집한 영풍·MBK는 쓰디쓴 결과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이 강 대 강 국면으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 임시 주총이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임시 주총이 열리기 위해선 고려아연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청구가 부결될 확률이 높다. 만약 청구가 부결될 경우 법원을 통해 소집 허가를 얻어야 해 앞으로 임시 주총까지 1~2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할 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