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처남 김모씨 구속.
2024년 10월 15일 전 우리은행 본부장 임모씨 구속.
2024년 10월 31일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모씨 구속.
2024년 11월 26일 손 전 회장 영장 기각.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중심이 된 350억원대 부당대출 건 관련 피의자 4명의 구속 심사 결과는 달랐다.
손 전 회장 처남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부당 대출을 주도한 전 우리은행 본부장 임모씨, 부당대출 관여한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모씨는 구속됐다. 반면 정작 친인척에 부당 대출해 준 의혹을 받는 손 전 회장은 불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손 전 회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손 회장의 구속 기각 이유로 "범행에 대한 공모관계나 구체적인 가담행위에 관한 검찰의 증명 정도에 비춰 보면, 피의자가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의자의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피의자의 일부 진술이 거짓으로 보이거나 과거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추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예정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지난 2018년 검찰이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현 은행연합회 회장)에 대해 채용비리 혐의(대법원 무죄)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을 당시 영장이 기각됐다. 금융사 수장이었던 사람이 구속 영장을 발부받은 전례는 지난 2017년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주식시세 조종 혐의), 2018년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외에 없었다.
손 전 회장이 구속이 됐든 안 됐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본인 친인척 관련 대출이 부적절했다는 것이 명백히 밝혀졌고 관련자 3명이 구속됐지만 손 전 회장은 침묵하고 있다는 것.
손 전 회장은 지난 20~21일 진행된 소환조사에서도 대부분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도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꾹 다물었다.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 수사 대상이 현 우리금융지주로 확대돼 지난 18일 우리금융 본사,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에 대해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피의자로 전환됐고 이후 연임은 불발됐다. 임종룡 현 우리금융 회장 사무실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면서 거취론까지 언급된다.
금융당국도 엄중 조치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말이 없다. 검찰이 해당 불법 대출이 손 전 회장이 직접 개입했다는 추가 증거를 확보한다면, 향후 재판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그땐 이미 늦었다. 2019년부터 2023년 3월까지 금융지주 회장이란 직책을 맡았다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임에는 무게가 따르는 걸 그땐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