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항구 아인스(AINs) 연구위원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 완성차 및 부품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 3월 미국 1위 완성차 기업 GM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1월 당시 전기차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2년간 20억 달러의 비용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선언 2달 후인 3월 GM은 미국 현지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정규직 사원들에게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대상은 미국에 근무하는 전체 사무직 직원(5만8000명)의 과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재직 기간 2년 이상인 임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권고하기도 했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완성차 기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판매량 기준 글로벌 2위 독일 기업 폭스바겐도 지난해 9월 '심장'과도 같은 독일 내 공장 2곳 폐쇄 계획을 공개했다. 이후 노조의 반발로 공장을 닫는 대신 인원을 30%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지프, 푸조 등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4위 완성차 그룹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아울러 포드 역시 2027년까지 독일에서 일자리 2900개, 영국 800개, 다른 유럽 국가에서 300개를 줄이기로 발표했다.
일본 완성차 시장도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닛산은 북미 시장 부진으로 인한 경영난 해결을 위해 일자리 9000개와 생산 능력 축소에 나섰고 연간 이익 전망치도 약 70% 하향 조정했다.
미국, EU, 일본 등 과거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영광을 누리던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잇달아 실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도 우려의 대상이 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품 기업들의 구조조정 위험성을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교수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재 안정적인 성장률과 고령 퇴직자 수가 일정하기에 구조조정의 위험은 적다"며 "하지만 부품 기업들의 경우 수익률이 취약하기에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자동차융합기술원(JIAT)이 공개한 '국내 자동차산업 경영 성과와 시사점'을 보면 2021년 완성차 기업과 부품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각각 2.6%와 2.5%로 시작해 2022년 완성차 기업은 4.7%, 2023년 9.1%로 성장했다. 반면 부품사는 2022년 2.9%, 2023년 3.0%로 낮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부품 기업의 수출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미래차로의 부품 전환도 함께 이뤄져야 부품업계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