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철근과 콘크리트 등 건설 원자잿값이 치솟고, 간접비마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공사와 도시정비사업 조합 간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을 넘었다. 특히 서울은 3.3㎡당 5000만원에 육박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063만원으로, 지난 2023년(1800만원) 대비 14.6% 급등했다. 실제 연 평균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2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3.3㎡당 2023년 3509만원에서 2024년 4820만원으로, 37.4% 폭등했다. 지방에서도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뿐만 아니라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방에서도 분양가가 상승세다.
지난해 지역별 3.3㎡당 분양가는 △제주 2614만원 △부산 2357만원 △울산 2125만원 △대전 2035만원 △대구 2010만원 등으로 서울을 포함해 해당 지역 아파트들은 3.3㎡당 분양가가 2000만원을 넘었다.
올해도 분양가 인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과 층간소음 규제 등의 영향으로 간접비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는 6월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된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전용면적 84㎡ 아파트 분양가가 최소 293만원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층간소음 규제도 강화된다. 현재 국내 층간소음은 37데시벨(㏈) 이하 1등급, 38~41㏈ 2등급, 42~45㏈ 3등급, 46~49㏈ 4등급이다. 심야의 조용한 실내 배경 소음이 20㏈ 수준이다. 최근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앞으로 4등급 미만의 신규 아파트는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한 상황에서 제로 에너지 건축물과 층간소음 규제 등의 영향으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공사비 상승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공사비가 급등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를 보면 지난해 11월 130.26로, 이는 공사비가 크게 오르기 전인 2020년 11월(100.97) 대비 29.0% 오른 수치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 직접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2020년 지수 100을 기준으로 삼는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사비 급등에 따라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