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메타는 고성능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AI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퓨리오사AI 또한 메타의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AI 칩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 협상이 이르면 이달 중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복수의 기업들이 퓨리오사AI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메타 역시 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퓨리오사AI 측은 인수 협상 진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서는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2017년 설립된 퓨리오사AI는 삼성전자와 AMD 출신 엔지니어인 백준호 대표가 이끄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2021년 첫 번째 AI 반도체 ‘워보이(Warboy)’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enegade)’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 발표 당시 “메타의 라마2, 라마3와 같은 최첨단 생성형 AI 모델의 대규모 운영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라고 강조하며 메타를 잠재적 고객으로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레니게이드’는 올해 대만 TSMC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 추진 배경에는 급증하는 AI 칩 수요와 함께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AI 기술 경쟁 심화로 엔비디아의 AI 칩 구매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메타는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통해 맞춤형 AI 칩 개발을 병행해 왔다.
자체 AI 칩 생산 또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막대한 투자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메타는 올해 AI 및 데이터센터 투자에 최대 650억 달러(약 94조원)를 투입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메타가 퓨리오사AI에 제시한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퓨리오사AI는 현재까지 약 1억 1500만 달러(약 1672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지속적인 연구 개발 및 생산 시설 확충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만약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