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 관련 열린 토론'에서 "좀비 기업이나 거래량이 낮은 기업에도 전면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우려가 있지만 변동성은 줄이되 한국시장 신뢰를 얻을 방법이나 관점에서 볼 때 다양한 종목의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종전에 진행했던 무차입 공매도 건에 대한 점검 조사는 다음 달 중 마무리할 것"이라며 "과거 문제가 됐던 건들은 이번에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시뮬레이션 해보니 99%에 차단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체거래소 출범 후 고빈도 매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이 원장은 불법 거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고 불공정 거래 감시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체거래소 관련 증권사의 준비가 불안하다는 의견에 그는 "최초 출범 시점에는 준비가 잘된 증권사만 대체거래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고 최종 전산 준비 과정에 대한 점검을 다시 한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현황보고에서 "현장에서 대체거래소에 대해 불안하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증권사 시스템을 전수조사해 문제없게 준비해 달라고 했는데 금감원 전수조사는 겨우 2주뿐"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개인 투자자 대표로 참석한 박동호 '박곰희TV' 유튜버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자체가 안 좋다는 오해를 갖고 있어 아쉽다"며 "공매도 재개로 이러한 오해가 불식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상목 컨투잇 대표는 불법 공매도 처벌 수위 상향, 무차입 공매도 불신 해소 등을 요청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는 "모든 상장 주식과 좀비기업, 정보가 불투명한 기업에 대해서도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란 입장을 전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관의 정보관리 시스템이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넥스트레이드에 향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도 편입해야 하고 점유율 규제 방식을 유연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내달 4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출범, 같은 달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인프라 개선을 위해 투자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6월부터 공매도 전산화 방안으로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을 구축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