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KT 대표는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투자 전략 및 MS와의 협력 방향을 묻는 주주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밝혔다. KT는 지난해 MS와 5년간 2조4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통해 국내 AX 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주목받는 '딥시크 혁명'을 언급하며 "KT는 AI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안목을 높여왔고 이것이 MS 같은 기술 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하는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딥시크와 같은 경쟁자의 등장은 MS 등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비용을 당초 계획보다 합리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비용이 줄어도 총 투자액(2조4000억원)이 수정되는 것은 아니며 절감된 비용은 다른 더 많은 분야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AI 기술 경쟁 심화가 결과적으로 KT의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 전무는 "올해 약 6조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국내 AX 시장에서 초기 5~10%의 매출 비중을 목표로 한다"며 2028년까지 AX 사업 매출을 2023년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한국 규제와 문화를 학습한 '한국형 AI 모델'과 클라우드 보안 강화를 위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를 MS와 협력해 오는 6월 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전무는 "AX 사업은 GPU 인프라부터 AI 모델,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솔루션을 결합해 고객의 IT 환경을 AI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제조·교육·금융 등 주요 산업별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대표적인 협력 사례를 확보하고 국내외 AX 확산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KT는 이를 위해 최근 글로벌 AI 보안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 등과도 협약을 맺는 등 AI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AI 중심의 성장 전략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과 논란도 주총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해 단행된 구조조정과 관련해 김영섭 대표는 합리적인 결정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선로 관리 인력의 고령화 문제와 지난 10여 년간 신입사원을 뽑지 못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 구조조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인력 효율화와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 관리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호텔 사업 철수 및 부동산 등 자산 매각에 대한 주주들의 비판과 질의도 이어졌다. 일부 주주들은 수익성 있는 호텔 사업 철수와 유휴부지 매각 결정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며 KT새노조 등에서는 단기 성과를 위한 무분별한 자산 처분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김 대표는 "KT의 본업은 통신과 AICT이며 이 분야 발전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익이 낮은 부동산 등은 제값을 받고 팔아 본업 발전에 사용하는 것이 경영진의 마땅한 책무"라며 자산 매각이 AI 사업 성장을 위한 재원 마련 차원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KT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상정된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26조4312억원, 영업이익은 8095억원으로 승인됐으며 4분기 주당 배당금 500원은 오는 4월 16일 지급될 예정이다. KT는 또한 2025년 8월까지 약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 및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