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탈리아 밀라노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내려올 만큼 다) 내려온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변동성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어느 순간 확 바뀌면 환율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변동이 끝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은이 환율에 신경을 안 쓴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시장이 한 방향으로 쏠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정 환율 수준을 근거로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 평균 변동 폭은 9.7원, 변동률(전일 대비·주간 거래 기준)은 0.67%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져 환율 변동성이 심화했던 지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전월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향후 통화정책 흐름에 대해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여러 지표를 볼 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야 할 가능성이 크고 기준 금리를 낮출 이유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인하 횟수는 성장률 전망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확대됐는지와 정치 불확실성 속에 투자가 얼마나 빨리 감소하는지도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또 제21대 대통령 선거 5일 전(2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와 관련해 "선거를 고려하지 말고, 데이터만 보고 결정하자고 금통위원들과 얘기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상황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이 상호 관세를 발표한 지난달 초와 비교해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외 불확실성만큼이나 대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 4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서 개최되는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이다. 추가로 오는 10~12일 스위스 바젤에서 진행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