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SK텔레콤이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무대에서 ‘AI 프라이버시 보호’를 선언하며 신뢰 회복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다졌다. CISO와 CPO를 분리 선임하고 사내 AI 거버넌스 포털을 구축하는 등 최근의 행보와 맞물려 AI 시대의 안전과 신뢰를 선도하겠다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각인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1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주최한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GPA)’ 사전 행사로 열린 ‘개인정보보호 및 안전활용 선포식’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GPA는 전 세계 95개국 148개 개인정보 감독기관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협의체다.
이날 행사에서 차호범 SK텔레콤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는 국내 주요 기업 및 공공기관 CPO들과 함께 ‘AI 프라이버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AI 개발 및 활용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하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AI 안전 생태계 조성 7대 실천사항’을 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체계 구축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지난 8월, 기술적 보안을 총괄하는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개인정보보호법 대응을 담당하는 CPO를 분리 선임하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는 과거 CPO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개인정보위의 지적을 수용한 조치다.
또한 2024년부터 자체 수립한 AI 거버넌스 원칙 ‘T.H.E. AI’를 경영에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AI 서비스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사내 ‘AI 거버넌스 포털’을 공식 오픈했다. 이 포털은 사업팀의 1차 자가진단과 전문가로 구성된 ‘레드팀’의 2차 심층 검토라는 이중 검증 체계를 통해 AI 서비스의 잠재적 위험을 관리한다.
차호범 SK텔레콤 CPO는 “AI 개발과 활용에 필수적인 개인정보처리 과정에 있어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아 안전한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외부 기관 및 협의회 등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해킹 사태 이후 뼈를 깎는 쇄신을 약속한 SK텔레콤이 이번 GPA 총회 참여를 계기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무너진 고객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