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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시진핑의 '문명대회', 일대일로를 잇는 새로운 세력 확장 전략인가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문명 장관급 회담에 아주일보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140여 개국에서 장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행사는, 표면적으로는 문명 교류와 협력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시진핑 주석의 깊은 전략적 의도가 감춰져 있지 않나 하는 판단이다. 특히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그리고 일부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중국이 '일대일로'에 이어 '문명대회'를 통해 새로운 우호 세력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문명대회'의 전략적 의미 이번 문명 장관급 회담은 단순한 문화 교류 행사를 넘어섰다고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이미 2023년 3월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Global Civilization Initiative, GCI)'를 제안하며 각국 문명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류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자고 역설 했다. 이는 서방 중심의 세계 질서에 대한 대항마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가 경제적 유대관계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었다면, 문명대회는 문화와 이념을 매개로 하는 더욱 심층적인 접근일 것이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자신들이 주장하는 '인류 운명 공동체'라는 개념을 국제사회에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서방과의 이념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할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에게 중국의 발전 모델과 문명적 가치를 제시함으로써 이들을 중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편입시키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참석 국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전략적 의도는 더욱 명확해진다. 서구와 거리를 두거나, 혹은 서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국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에게 중국은 경제 협력의 기회뿐만 아니라, 서구식 민주주의 모델이 아닌 또 다른 발전 대안을 제시하는 매력적인 파트너로 비춰 질 수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함으로써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궁극적으로는 다극화된 세계 질서 속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확립하려 할 것이다. 시진핑 실각설, 현지에서 본 상황 또 이번 중국 체류 중 국내 언론에서 제기한 시진핑 주석의 실각설에 대한 여러 관측을 접했지만, 최고위층의 움직임은 외부에서 파악하긴 역시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필자가 직접 느낀 바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실각 가능성에 대한 특별한 이상 기류는 감지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국이 국제적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점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만약 최고 지도부의 권력 이양이나 중대한 내부 갈등이 있다면, 이처럼 대규모 국제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문명 장관급 회담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되었으며, 이는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이 여전히 확고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관영 매체들의 보도나 내부 인사들의 언급에서도 시진핑 주석의 실각을 시사하는 어떠한 징후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그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지는 인상마저 받았다. 물론 중국 정치의 특성상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관찰된 바로는 시진핑 주석의 권력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며, 그가 추진하는 대외 정책들 또한 강력한 추진력을 얻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다가오는 국제 질서의 변화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를 통해 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했고, 이제 문명대회를 통해 이념적·문화적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는 중국이 단순한 경제 대국을 넘어 국제 질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야심 찬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런 움직임은 서방 중심의 기존 국제 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향후 국제 역학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중국의 이런 전략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한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혜로운 외교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명대회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닌, 중국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2025-07-14 13: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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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우리 기업이 트럼프 관세정책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한국 기업들에게 많은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응하기 위한 몇 가지 전략을 제시해 본다. 현재 미국, 멕시코,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지만 트럼프 정부의 관세와 같은 무역 장벽이 강화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생산지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다른 국가에 생산 시설을 확장하거나 생산 과정에서 지역 간 이동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 태국, 인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생산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무역 협정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한국은 여러 국가와 FTA를 체결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세금 부담을 줄이고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국가로 생산을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관세 회피 구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를 활용한 생산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 멕시코에서 부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원가 절감과 효율적인 생산 공정 개선도 중요한 대응책이다. 관세 부담이 커지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동화, 인공지능(AI), 로봇 공정 도입 등 기술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다른 시장으로의 다각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유럽,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개척해 다양한 수출처를 확보함으로써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 분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또한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소비 촉진 전략을 강화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니즈에 맞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내수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정부 역시 무역 관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출입 지원 정책, 환율 안정화,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정부와 협력해 무역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이러한 대응 방안을 통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일정 부분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국제 무역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5-02-07 13: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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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대한민국, AI 강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
인공지능(AI)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기술 혁신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은 AI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약 1400억 달러를, 중국은 80억 달러를 AI 연구와 개발(R&D)에 투자하며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IT 강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은 AI 분야에서 그만큼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왜 AI 강국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자금 부족, 인재 부족, 기술력 한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 AI 연구개발(R&D) 투자 부족 AI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의 사례를 보면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AI 발전의 핵심 동력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은 14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메타,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AI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이어가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국 역시 80억 달러를 투자하며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거대 IT 기업을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AI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정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AI 반도체 분야에 약 1조 원(약 76억 달러)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미국이나 중국의 투자 규모와 비교했을 때 매우 적은 수준이다. 대기업들도 AI 기술에 대한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AI 기술이 기업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 인재 부족과 두뇌 유출 AI 발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우수한 인재 확보이다. 미국과 중국은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AI 인재들이 몰려드는 국가로 실리콘밸리에는 전 세계에서 온 AI 연구자들이 일하고 있다. 중국 역시 정부 주도로 AI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연구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AI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대, KAIST 등 일부 대학에서 AI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연구 환경과 보상이 미국이나 중국보다 열악하여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이 심각하다. 많은 AI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이 구글, 메타, 오픈AI 같은 해외 기업으로 이직하고 있으며 국내 AI 스타트업들도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기술력의 한계 대한민국은 IT 강국으로 불리지만 AI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는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게임 등이며 AI 기술의 핵심인 딥러닝, 자연어 처리, 생성형 AI 등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개발된 AI 모델들은 대부분 구글, 오픈AI, 메타 등 해외 기업들의 AI 모델을 활용한 2차 개발에 머물러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나 카카오의 'KoGPT'는 자체 AI 모델이지만 기본 구조는 오픈AI의 GPT와 유사하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독자적인 AI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해외 기술을 기반으로 응용하는 전략을 선택한 결과다. ◆ AI 생태계 부재 미국과 중국은 AI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오픈AI, 앤트로픽, 코히어와 같은 AI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캐피털(VC)과 대기업이 투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국도 AI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활발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IT 대기업들이 AI 신생 기업과 협력하며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AI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정부 규제, 낮은 투자 규모, 글로벌 시장과의 단절 등으로 인해 AI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AI 데이터 규제가 엄격하여 한국 AI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진행하는 데 제약이 많다. ◆ 정부 정책과 규제 문제 AI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미국과 중국은 AI 기술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CHIPS and Science Act를 통해 AI 반도체 및 AI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중국은 국가 AI 전략을 수립해 AI 기술 개발을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AI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정부가 AI를 지원하겠다고 발표는 하지만 실질적인 투자 규모나 규제 완화 조치가 미흡하다. 예를 들어 AI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개발이 규제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으며 AI 관련 법률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AI 개발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 기업들의 보수적인 투자 태도 삼성, LG, SK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AI를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은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기존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며 AI 기술을 기존 제품에 접목하는 수준에서 활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인 투자를 할 만큼의 적극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AI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AI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정부와 기업이 AI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어 AI 인재 양성 및 유출 방지도 시급한 문제이다. 이를 위해 국내 AI 연구자들에게 더 나은 연구 환경과 보상을 제공해야 하며 AI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 투자와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AI 데이터 활용 규제를 완화하고 AI 연구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이 시급하며 해외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인 AI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AI는 미래 산업의 핵심이다.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 인재 육성, 정부 지원,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2025-02-03 17:3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