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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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모빌리티 산업 키워드는 'A.B.C'
올해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A(AI)·B(Battery)·C(Collaboration)'다. 모빌리티 산업에도 인공지능(AI)의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전기차(EV) 배터리 화재로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장기화됐다. 또 중국 기업의 빠른 성장세에 기업간 결합과 제휴는 대세가 됐다. ◆CES 2024에서 떠오른 AI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의 화두는 모빌리티였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주목받았으며, 공통된 핵심 기술에는 AI가 있었다. 먼저 현대차는 CES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소프트웨어와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중장기 전략 'SDx'를 공개했다. 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를 자동화하고 연결하는 개념이다. 5년 만에 CES에 참가한 기아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공개했다. PBV는 고객의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 형태와 기능을 맞춤 제작하는 다목적 모빌리티를 의미한다. 기아는 PBV의 차량 관제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PBV의 운행 패턴과 고장 형태를 분석해 운전자에게 예측 정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 기업만 AI를 강조한 건 아니다. 해외차 브랜드 BMW도 AI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기술을 공개했다. BMW는 아마존과 함께 알렉사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탑재한 BMW 지능형 개인 비서를 선보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에서 AI가 나온 타이밍"이라며 "AI 서비스의 경우 호불호가 없기에 계속해 발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을 장기화한 배터리 화재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전환 과도기인 올해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8월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며 전국적으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됐다. 전기차 캐즘에 포비아까지 겹치며 전기차 시장의 시름이 깊어졌다. 당시 주차된 벤츠 EQE 350 차량에서 시작된 화재는 8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 22명과 소방관 1명 등 2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차량 87대가 타고 793대가 그을렸다. 인천 서부소방서가 발표한 청라 전기차 화재 관련 재산 피해액은 부동산 24억원, 동산 14억원 등 총 38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큰 피해를 안긴 이 화재로 정부는 배터리 인증 프로그램 시행, 배터리 공급업체 정보 공개, 배터리 과충전 방지 스마트 충전기 도입,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전기차 화재 예방 종합 대책을 서둘러 마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응책 마련에도 전기차 캐즘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화재 대응책이 공개됐지만 완벽히 배터리 열폭주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며 "화재와 더불어 인프라 부재 문제도 아직 존재하기에 2030년까지는 전기차 캐즘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건 '하이브리드차(HEV)'다. 하이브리드차의 신차 등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하이브리드차 신규 등록 대수는 약 38만3000대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10만4000대였던 하이브리드차 등록은 2022년 21만1000대, 2023년 30만9164대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캐즘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 캐즘 장기화 속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배터리 열폭주 문제를 해소할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막고, 미래차 시장 선점 위한 적과의 동침 올해 모빌리티 산업에서는 '적과의 동침'이 서슴없이 이뤄졌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완성차 기업을 견제하는 것과 더불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올해 완성차 기업 간 기술 제휴가 많았다"며 "미래차 관련 기술들은 현재 국제 표준화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각사의 보완적 기술을 통해 빠르게 발전시키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최근 기업 결합을 발표한 건 일본 완성차 브랜드 혼다와 닛산이다. 혼다와 닛산은 23일(현지시간)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6월 최종 계약을 목표로 한 합병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라 밝혔다. 혼다와 닛산은 합병을 통해 미래차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 공통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의 매출 상호 보완, 연구개발(R&D) 기능 및 생산거점 통합 등을 실시해 제품 개발이나 생산 비용 효율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 현대자동차는 중국 기업과 협력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는 지난 11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773만3000 달러씩 총 10억9456만6000 달러를 공동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두 기업은 신기술과 제품에 대한 투자를 통해 중국 시장 맞춤형 자동차를 만들고 이후 국제시장 수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와 소프트웨어 기업과의 ‘이종교배’도 눈에 띈다. 완성차 기업이 차체를 만들면 소프트웨어 기업이 미래차에 필요한 기능을 만드는 형식이 대표적이다. 중국 완성차 브랜드 BYD(비야디)는 보다 나은 자율주행시스템(ADS) 탑재를 위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동맹을 맺었다. 중국의 성장을 견제한 현대차그룹도 지난달 4일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에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항구 원장은 "기업 간 기술 제휴는 기술 개발 속도 가속화, 비용·리스크 감소, 국제 표준 마련 등에 장점이 있기에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2024-12-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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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피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최근 국내·외 기업들 사이 화두 중 하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이다. ESG 경영이란 재무적 성과만을 중시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 중 하나는 '3M'이다. 3M은 메모지와 같은 문구용품 제작사로 흔히 알려졌지만 가장 큰 사업은 따로 있다. 접착제, 테이프 등 다양한 제조 및 공정에 필요한 제품을 개발해 자동차, 항공, 건축 산업 등 산업에 공급한다. 3M은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는 RE100 캠페인의 초기부터 참여해 오는 205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3M은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 물 절약, 폐기물 감소 등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듯 ESG 경영을 중시하는 3M 내부에는 개인의 삶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엔지니어가 있다. 한국쓰리엠에서 자동차, 항공우주 등 관련 분야의 신제품 개발 후 해당 제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적용하는 역할을 하는 현가영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3일 경기 화성시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현 엔지니어는 지속 가능성이란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 문제는 기업과 정부의 노력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흐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재 기후 변화 문제는 단순히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인류 생존과 직결된 기후 위기 문제로 변화했다. '부모의 마음'에서 환경 보호를 처음 시작한 현 엔지니어가 자신부터 텀블러 사용하기 등 생활 속 환경 보호를 실천해가며 개개인의 행동 변화를 강조하는 이유다. 현 엔지니어는 한국쓰리엠에서 17년째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나이는 굳이 안 밝히고 싶단다).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의 필요성을 중시하는 그가 오랜 기간 이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던 이유는 현 엔지니어의 생각과 3M의 ESG 경영 철학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영국에서 유학하던 중의 경험을 언급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와중에도 자연 속 동물을 만날 수 있는 트레킹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 원래부터 동물을 사랑했지만 자연을 직접 경험한 뒤 자신의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다. 첫 직장으로 3M 기업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개인적인 가치와 회사의 철학이 잘 맞았기 때문"이라며 "이곳에서 맡은 업무와 개인적인 목표 모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현 엔지니어는 현재 3M에서 자동차 및 항공우주 사업부에서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신제품이 개발된 뒤 해당 제품이 다른 산업과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적용할지 고민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현 엔지니어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환경에 도움이 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초창기에는 제품 생산과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제조 업무를 주로 했다. 현재는 신제품을 고객사에 도입하도록 매칭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현 엔지니어는 설명했다. 실제 현 엔지니어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환경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작업들이다. 그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일은 전기차(EV) 배터리 열 폭주를 막기 위한 기술 개발이다. 현 엔지니어는 전기차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현재는 캐즘으로 정체돼 있지만 결국 환경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라며 "이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기에 기업의 산업계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의 업무 영역 중 하나인 자동차 내·외장 필름 작업도 과거 페인팅 공정을 대신하며 이보다 훨씬 더 환경 친화적이다. 페인팅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마스킹, 건조 등 다수의 과정과 자제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 엔지니어의 이들 업무 외에도 3M은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ESG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가 지속 가능성이며 윤리적 기준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현 엔지니어는 "윤리 교육을 매달 진행한다"며 "고리타분한 교육이 아닌 실제 사례 중심의 교육이기에 현장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 엔지니어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명도 밝혔다. 여성 엔지니어로서 어려움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여성이란 이유로 특별히 더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처음 입사했을 때 주변에 뛰어난 분들이 많아 빠르게 배우고 싶어 노력했고, 어떤 일이든 먼저 실행하려 노력했다. 열등감에서 비롯됐지만 동시에 저 자신을 성장시킨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둘째 임신 만삭 시절 이야기를 통해서도 여성이 아닌 엔지니어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현 엔지니어는 "둘째를 임신했을 때 부산 공장 일부 공정에서 문제가 생겼었다. 만삭임에도 일을 덜 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며 "엔지니어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아울러 겨울철을 맞아 최근 자녀들과 함께 연탄 나눔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현 엔지니어는 "개인적으로 매일을 가치 있게 살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서울에서 연탄 나눔 봉사에 참여하며 아이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활동은 단순히 봉사를 넘어 가족이 함께 가치를 나누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 엔지니어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활동에 더 깊이 관여하면서 이러한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2024-12-26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