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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고용보험' 실현 가능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주진 선임기자
2020-05-06 16:09:57

민주, 청와대발 ‘전국민고용보험제’ 논의 시동…이해찬 "건강보험, 코로나 극복 도움"

[자료=고용노동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량 실업이 현실화되면서 모든 취업자를 포괄하는 ‘전국민 고용보험’이 공론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심각한 고용충격을 극복하려면 고용안전망을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는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자영업자나 플랫폼 노동자 등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하자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여론전에 본격 착수한 모습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면 국민건강보험제도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안전망이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서는 그런 사회제도가 뒷받침돼야 극복할 수 있다"며 "앞으로 당정 간 여러 협의에서 그러한 점을 충분히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서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다"며 "특수고용직과 예술인의 고용보험 확대 및 국민취업지원제도 법제화는 시급한 입법과제"라고 밝혔다.

◇ 경제활동인구 절반, '고용보험' 사각지대 놓여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경제활동 인구 2735만여 명 가운데 고용보험 가입자는 절반가량인 1352만 8천여 명에 불과했다.

취업자 전체로 고용보험을 확대한다면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 자영업자처럼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중장기적으로 고용보험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론화 작업은 정부와 국회에서도 진행돼왔다. 특수고용직 종사자 및 예술인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이미 발의됐다.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주는,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법제화도 추진 중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21대 국회 개원 직후 관련 법안들을 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제도 도입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노사가 보험료를 분담하는 구조이기에 추후 보험료 책정을 두고 사업주와 근로자 간 이견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의 보험료 산정 기준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문제다. 이 과정에서 자칫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일반근로자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보험료율을 절반씩 부담하는데 특고와 플랫폼종사자는 (분담 비율을) 어떻게 할지 맞추기 어렵다. 근로자들이 고용보험 가입을 꺼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이어 "플랫폼종사자의 경우 일감이 많으면 취업이고 일감이 없으면 실업이나 다름없는데 실업급여 수급조건인 실업을 어떻게 확인할지 경계를 나누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난제는 바로 재원 마련이다. 

고용보험기금 잔액은 7조원에 불과하고, 지난해에는 2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 기록이다.  

고용보험 대상이 늘어나면 관련 사업에 지출이 늘 수 있고, 이에 따라 고용보험기금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규모 증대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당정은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을 비롯해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단계적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급한 계층부터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금도 자영업자들이 원하면 보험 가입을 할 수 있지만 사측과 보험료를 분담하는 일반 근로자들보다 보험료 부담이 높아 가입률이 낮다”며 “이런 사각지대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일자리위원회 3주년 기념 타운홀 미팅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을 제안하시는 분들의 취지는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장기적으로 가야 할 길은 맞지만 일시에 도입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며 단계적으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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