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상공인 지원과 회사채 매입 등 10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책에 35조원을 추가하고, 긴급 고용안정 대책에 10조원을 별도 편성하기로 했다.
3차 추경의 정확한 규모는 추후 정해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비상지원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날 결정된 비상대책의 전체 규모는 85조원에 달할 정도로 '초강력 처방책'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위기의 시작단계. 기업은 위기와 함께 고용한파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며 "더 광범위하게 더 오랫동안 겪어보지 못한 고용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특히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난극복의 핵심 과제"라며 "비상한 각오로 정부의 대책을 더욱 강력하게 보강하고 과단성있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이른 바 '한국판 뉴딜'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 대통령은 "범국가적 차원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사업을 대담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혁신성장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추진 기획단'의 빠른 준비도 지시하는 한편, "정부가 나서서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에게 제공하겠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부는 먼저 3조6000억원을 들여 공공ㆍ청년 일자리 55만 개를 만든다. 비대면ㆍ디지털 작업이 가능한 정부 일자리 10만 개를 비롯해 공공데이터 구축, 다중이용시설 방역, 행정 지원 등 부문에 청년층 일자리를 대거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근로 30만 개 일자리도 새로 만든다. 근로 기간은 최대 6개월이며 최저임금 이상 급여가 나갈 예정이다. 중소ㆍ중견기업 등 민간 일자리 창출에도 1조원 이상 정부 자금이 투입된다.
민간 시장에 경제활력을 불어넣고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정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40조원 규모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긴급 조성한다. 강력한 의지를 갖고 기간산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은 항공·해운·자동차·조선·기계·전력·통신 등 7개 업종을 포함해 법령으로 구체화한다.
국책은행이 산업은행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설치해 운영한다. 국가보증 기금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한다.
기업 지원은 대출, 지급보증, 주식연계증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또는 우선주(상환전환우선주) 매입, 특수목적법인(SPV)·펀드 출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금은 5년간 한시적으로 운용된다. 자금지원 신청은 원칙적으로 법 시행 후 1년 내 가능하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오는 24일까지 산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기금채권 발행을 위한 국가보증 동의안은 28일 예정된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낼 예정이다.
정부는 민간펀드, 특수목적기구(SPV) 출자 등을 통해 민간 자금을 유치해 기간산업 추가 지원금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기업과 국회 등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대신에 지원받는 기업들에 상응하는 의무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용안정이 전제되어야 기업 지원이 이루어지며, 임직원의 보수 제한과 주주 배당 제한, 자사주 취득 금지 등 도덕적 해이를 막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정상화의 이익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은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일자리 문제에 있어 기업이 확실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결정하는 비상대책에 필요한 3차 추경과 입법을 신속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도 할 일이 태산같은 비상한 시기임을 감안, 대승적인 합의로 신속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3차 추경안을 편성하는 것은 1969년 이후 51년 만이다.
한편 문 대통령이 지난 3월 19일부터 사실상 매주 한 차례 주재하던 비상경제회의는 앞으로 대통령의 결단이나 큰 정책적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만 열릴 예정이다.
대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 체제가 가동된다.
앞서 1차 회의에서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위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를, 2차 회의(3월 29일)에서는 기업도산을 막기 위한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또한 3차 회의(3월 30일)에서는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1400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고, 4차 회의(4월 8일)에서는 수출기업을 위한 36조원 규모 무역금융 공급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