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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3자연합, 반도건설 주도권 강화 필수…​KCGI, 한진칼 신용도 방어 역부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9-06 10:11:00

사모펀드, 고배당 등 단기전략 집중...경영권 변동 리스크 내재

SI 성격 반도건설 앞세워 중장기 전략 수립 후 전면전이 유리

투자자, 조원태 회장 지지...여객수요 회복시 경영권 방어력 상승

[사진=한진그룹 제공]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들 등급전망이 ‘부정적’을 유지하는 가운데 향후 신용등급 방어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단순 실적뿐 아니라 경영권 분쟁 이후 ‘최종 지배자’에 따라 방향성이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자연합이 경영권 분쟁 승자가 되더라도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KCGI가 아닌 반도건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3일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룹 주력 사업인 항공업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주요주주 갈등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는 탓이다.

주주간 갈등은 견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반면 사태 장기화 시 기업 경영전략 수립과 실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3자연합(KCGI,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내 주축이라 할 수 있는 KCGI는 재무적투자자(FI)라는 사모펀드 특성상 전략적투자자(SI)처럼 장기적으로 기업을 이끌고 가는 것이 무리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제한된 기간 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며 “SI와 같이 중장기 전략 수립보다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중장기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KCGI 최종목표는 자금회수를 위한 엑시트(exit)이며 전체조건은 ‘차익’이다. KCGI가 지분을 보유한 한진칼과 ㈜한진 주식가치 상승과 동시에 내재가치가 충분히 뒷받침 돼야 한다. 내재가치란 자산가치와 향후 수익성 등을 종합 평가해 반영하는 가치를 말한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결국 그룹 정상화를 위해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혹은 SI 성격을 지닌 반도건설 역할이 중요하다.

3자연합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당시만 해도 반도건설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현재 반도건설은 그간 공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KCGI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섰다. 지난 6월에는 투자운용부문을 신설하고 과거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인물을 영입했다. 한진칼 경영참여를 선언한 반도건설이 한진칼 인수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최근 시장에서는 반도건설 영향력이 강해지자 3자연합 내 갈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3자연합은 ‘음해성 보도’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을 완벽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도 KCGI에 있다. 반도건설이 독자적인 힘을 갖고 있어야 KCGI도 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레딧 측면에서도 KCGI는 자의적·타의적으로 점차 힘을 약화시켜야 한다. 한진그룹 전반 실적 문제는 제외하더라도 사모펀드가 신용도에 미치는 부정적 인식만이라도 차단할 필요가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그 누구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해 주식과 지배구조에 이어 2014년부터는 채권분석에 주력했다. 자본시장 전반 생리를 잘 알고 있다는 측면에서 KCGI가 반도건설과 대립각을 세운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현재 투자자들은 3자연합보다 조원태 회장 측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분기 대한항공 흑자전환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매각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경영권 분쟁 자체가 크레딧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지분율도 중요하지만 누가 경영정상화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자연합이 더 큰 힘을 발휘하려면 SI인 반도건설이 전면에 나서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방안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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