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DCFI는 이날 3343.34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248.18포인트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등했다. 금요일마다 새 지수를 발표하는 SCFI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유럽 항로 운임은 같은 날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5438달러로, 전주 대비 무려 760달러 치솟았다. 유럽에서 5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중해 노선 운임도 1TEU당 517달러 오른 5320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미주 운임도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42달러 뛰어오르며 7378달러를 기록했다. 이 또한 사상 최고치다.
컨테이너선에 이어 벌크선 운임(발틱운임지수·BDI)도 고공행진 중이다. 벌크선은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선박을 말한다. BDI는 지난달 말 11년 만에 3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11일 325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날 지수가 474였던 것을 고려하면 7배 가까이 폭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조정됐던 선복량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성수기인 2분기 물동량이 많이 증가해 운임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이와 함께 주요 항만 정체 등 병목현상까지 더해져 상승세가 커진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이런 해운 운임 급등세가 해운업계엔 긍정적이지만, 국내 수출기업엔 운임 비용이 크게 늘어 부담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2019년 기준 무역의존도가 63.5%에 달하고 최근 수출이 최대폭으로 늘어 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운임 상승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약정된 금액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과 달리, 운임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되는 단기계약(스폿)을 주로 이용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수출 물류 문제가 부각되자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 참여하는 '수출입 물류 비상 대응 TF'를 발족해 미주와 유럽노선에 임시선박 투입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지원책을 시행할 대형 선사가 국내엔 HMM뿐이라는 점도 문제다. 국내 1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이 지난 2016년 말 파산했기 때문이다.
HMM은 최근 물동량 급증으로 컨테이너선 추가 확보가 불가능해지자 다목적선까지 끌어와 임시선박으로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