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대표이사 우종수·권세창)이 코로나19 여파에도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첫 바이오신약인 롤론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조시설에 대한 재실사 요청을 받아 승인이 지연되면서 하반기에 모멘텀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2분기에 매출 2793억원, 영업이익 159억원, 순이익 8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49.6%, 순이익은 43.1% 성장한 수치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제품의 안정적 처방매출 달성과,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코로나 이전 수준 매출 회복으로 이 같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로수젯은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다. 콜레스테롤 합성과 흡수를 간과 소장에서 이중으로 억제해, 스타틴 단일제 대비 LDL-C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0/5mg, 10/10mg, 10/20mg 등 세 가지 용량으로 구성돼 있는데, 모든 용량에서 LDL-C 수치가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증명됐으며, 용량이 다양해 개별 환자 상황에 맞는 맞춤형 처방도 가능하다.
한미약품은 로수젯을 비롯한 처방 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 12종을 앞세워 2018년 이래 3년 연속 국내 원외 처방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회사 측은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이 순위가 지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북경한미약품이 그간의 부진을 딛고,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보여준 것도 한미약품 2분기 상승세에 도움이 됐다.
북경한미약품은 2분기에 전년 대비 119.9% 성장한 595억원의 매출을 기록, 1분기와 합쳐 역대 상반기 최고 매출을 달성하며 턴어라운드를 실현했다.
한미약품은 경쟁력 있는 개량·복합신약의 탄탄한 성장, 자회사들의 안정적 실적,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R&D가 선순환 이뤄 하반기에도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순항할 것으로만 보였던 R&D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나면서 한미약품의 하반기가 계획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실사를 거쳐 국산 신약 33호로 허가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FDA로부터 재실사 의견을 받은 것.
한미약품은 지난 2019년 8월 FDA에 ‘롤론티스 시판승인 신청서를 냈으나, 제조시설인 평택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실사만 남겨둔 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미뤄져 지난 5월이 돼서야 진행했다.
국내에서 실사와 허가가 무리 없이 이뤄져 FDA 허가도 낙관하는 분위기였는데, 재실사 결정이 나오면서 허가가 다소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재실사 결정은 위탁생산 업체의 제조시설에서 결함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과거에 진행했던 기술수출 계약들이 잇따라 해지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 영향을 받는 상태다. 따라서 롤론티스 승인을 R&D의 새 모멘텀으로 삼고자 했다. 예정대로 롤론티스 허가승인이 이뤄진다면 한미약품은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 사로부터 단계별 기술료로 약 110억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른 신약 R&D는 여전히 계획대로 착착 진행 중이다. 다중 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하반기 안으로 FDA 신약 시판허가 신청이 예상된다. 포지오티닙은 EGFR과 HER2 엑손20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pan-HER 신호전달을 억제한다. 올해 3월 FDA로부터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바 있다.
패스트트랙은 중요한 신약을 조기 공급하기 위한 FDA 허가 제도로 신속 심사가 가능하다.
또 단장증후군 바이오신약 ‘LAPS-GLP-2 아날로그’ 역시 FDA로부터 임상 2상 승인과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는 등 희귀의약 파이프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한미의 창조와 혁신, 도전정신을 기반으로, 우리의 기술을 발전시켜 글로벌로 나아가고자 하는 한미약품의 철학과 비전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