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전유물이던 위스키가 코로나19 확산 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위스키의 주요 소비층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행길이 막히고 거리두기 강화로 모임까지 줄면서 젊은 세대들이 홈술을 위해 대형마트에서 고가의 위스키를 속속 구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는 위스키가 소주 판매액을 추월하는 현상도 엿보인다.
28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의 지난달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7.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눈여겨볼 점은 위스키를 구매한 전체 소비자 중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51.3%에서 올해 70.8%까지 19.5%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편의점 뿐만 아니라 이마트에 의하면 지난 1월~2월까지 위스키를 중심으로 한 양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신장했다. 이는 전체 주류 매출에서 17.2%를 차지한 것으로 처음으로 소주 매출을 넘었다.
주류업계에서는 2030의 위스키 소비 증가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그중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무게를 싣고 있는 건 인스타그램이 위스키 소비를 촉진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위스키'와 '하이볼', '홈텐딩' 관련 게시물이 98만여 개 게재돼 있다.
등록된 게시물 중에는 제조사나 수입업체가 올린 홍보성 내용도 있지만, 소비자가 위스키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직접 공개한 사례도 상당수다. 게시물은 대부분 싱글 몰트(Single Malt) 제품이나 위스키에 탄산음료 등을 섞어 마시는 칵테일 '하이볼'과 연관이 있다.
맥켈란이나 발베니 같은 인기 싱글몰트 위스키는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10만~3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지만 2030 세대들은 코로나19로 억눌린 일상에 대한 보상 심리로 이들 위스키를 사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진열하자마자 '오픈런'으로 재고가 동이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펼쳐진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번 병을 따면 다 마시는 맥주나 소주와 달리 위스키는 1~2잔 가볍게 마시고 저장했다가 나중에 다시 마실 수 있는데다 다양한 레시피로 즐길 수 있어 홈술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진다"라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위스키 구입처가 기존 면세점에서 대형마트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샴폐인의 매출 역시 지난해 70% 이상 증가했다.
한 주류 수입업체 관계자는 "플렉스(Flex), 호캉스, 홈파티 등 과시성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샴페인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라며 "도수가 낮고 은은한 단맛이 있어 여성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