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기름값 상승세가 잦아들며 유류세 추가 인하 방침에 대한 논의가 불투명해졌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48.84원, 경유는 1941.44원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과 비교했을 때는 각각 10%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이에 따라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17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강서 모 주유소는 리터당 1767원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다만 경유의 경우는 서울 내 최저가가 아직 1860원 이상이다.
정유업계에서는 기름값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름값의 경우 국제유가를 따르는데 최근 국제유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여 전 100달러 이상이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80달러 후반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유류세 인하율을 법정 최대치인 37%에서 유지하고 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일 2024년 말까지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범위를 현재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이 시행돼 정부가 유류세를 최대 폭으로 인하하면 휘발유를 기준으로 리터당 세금이 최대 148원 더 내려갈 수 있다.
다만 기름값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이달 중순으로 에정된 시행이 무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부 재정 여건상 유류세를 인하하기만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정부 조사 결과 유류세 인하 폭 37%를 올 연말까지 유지하는 경우 이를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말까지 세수 감소폭은 8조9000억 원에 달한다. 유류세를 50%까지 더 인하하면 1년 동안 세수 감소 폭은 15조 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최근 유가가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50%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제일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8일 오전 '제4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 동향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다룰 예정이다. 회의에서 유류세와 관련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