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게임 등급 재분류 사태로 촉발된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대한 여론이 극을 치닫고 있다. 기준이 명확치 않은 심사로 기존 일러스트가 훼손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각종 해프닝까지 발생되는 상황이다.
24일 복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최근 각 게임사에 등급 분류 재조정 요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오르고 있다.
등급 재분류 사태는 지난 9월 말부터 몇몇 서브컬처(애니메이션 기반) 게임에서 발생한 사건이 시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여성 비중이 높은 모 서브컬처 게임에 등급을 올리자, 이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남성 비중이 높은 타 서브컬처 게임을 겨냥해 등급 재분류 민원을 넣었다.
이후 남성 비중이 높은 서브컬처 게임들의 등급이 높아지고 게임 내 일러스트가 수정됐다. 남성 비중이 높은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들도 반격성 민원을 넣었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민원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이같은 일은 지난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언급될 정도로 논란이 커졌다.
지난 21일에는 라인게임즈가 일본 코에이와 공동개발해 국내에 서비스하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에 의혹이 발생하기도 했다. 게임 내 여성 상반신이 노출된 일러스트와 실제 유물을 고증한 여성 나체 상반신 등을 다룬 일러스트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검열' 입김에 수정됐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업데이트 공지사항에는 이달 중 업데이트 예정인 '음악 테마항해사'에 등장하는 캐릭터 '시모네타 베스푸치' 캐릭터 일러스트와 게임 내 발견물인 '아프로디테 조각상', '렙티스마그나의 비너스상' 일러스트 변경 사항이 있다. 당초 일러스트에서는 여성 신체가 일부 드러났지만 같은날 새벽경 수정된 공지에서는 노출 정도가 완화됐다.
라인게임즈는 공지에 "국내 버전은 심의 등급이 높은 상태이기에 등급 하향을 위해 조정된 일부 작업을 원상 복구할 예정"이라며 "복구 및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검수 진행에 시간이 필요하므로, 검수가 완료되는 대로 공지사항으로 안내해 드리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용자들은 이같은 일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검열 때문이라 추측하고 있다. 커뮤니티 내 대항해시대 이용자들은 "중국도 예술품 검열은 안 한다",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도 검열하네" 등 다양한 반응이 올랐다. 이같은 반응은 그간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기준이 모호하고 명확치 않다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24일 본지 통화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 재분류 사태와 이번 일러스트 변화는 관계가 없다"며 "대항해시대는 글로벌 서비스되는 게임으로 국가별로 제공되는 일러스트가 다른데, 국내 서비스 공지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곧 원래대로 복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오른 '온라인, 패키지, 콘솔, 모바일 등 게임물에 대한 사전심의의무 폐지에 관한 청원'은 지난 17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소관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회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