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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포티투닷 자율주행버스, 장롱면허자들 '존버' 승리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황지현 기자
2022-12-09 18:12:57

서울 내 최고 난이도 수준 청계천 길 3.4km 구간에서 지난 1일부터 자율주행 시범운행

8인승 차량, 디자인 미래적이고 호불호 덜해...지나던 어르신들 "시대 달라졌다" 시선 강탈

청계광장서 세운상가까지 12분 걸려...승차감 안락하진 않지만 '안전' 우선 때문

포티투닷, 자율주행 인식 변화 강조..."자율주행, 진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포티투닷은 지난 1일부터 서울 청계천 일부 도로 구간에서 자율주행버스 'aDRT' 시범 운행에 나선다.[사진=황지현 인턴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운전자들에게 청계천 길은 악명높은 길이다. 좁고 꼬불꼬불하면서도 오토바이·자전거·보행자가 뒤섞여 다녀서다. 구도심 특유 정감이 남아있어 청년층에겐 "힙하다"고 불리지만 실상은 베이비붐 세대 삶의 현장이다.

서울에 남아있는 옛날 길 중 하나인 청계천 길에도 자율주행 차가 달리게 됐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8월 4276억원을 들여 인수한 자율주행 업체 '포티투닷(42dot)'이 선보인 자율주행 셔틀버스다. 지난 1일부터 일부 시간대 운행을 시작한 '청계천 aDRT'를 지난 8일 타봤다.
 

포티투닷 자율주행버스 'aDRT'를 이용하려면 전용 앱인 'TAP!'을 설치해 가입 과정을 거쳐야 한다.[사진=김종형 기자]


청계천 aDRT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남쪽(동대문 방향)부터 세운상가 앞(청계광장 방향)까지 3.4km 구간을 운행한다. 부르면 오는 자율주행차이지만 안전과 스마트폰 사용 안내 등을 위해 현장 안내요원이 지원한다. 탑승을 위해서는 포티투닷 전용 앱인 'TAP!'을 설치해 가입 후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수준의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이용이 가능했다.

8인승의 차량 디자인은 미래적이면서도 남녀노소 좋고 싫음이 덜한 동글동글한 모습이었다. 차량은 현대차에서 디자인 부문만 일부 협력했을 뿐 포티투닷에서 13개월간 기획 및 개발해왔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에서 앞서 선보인 목적기반모빌리티(PBV)와는 다른 플랫폼이다. 차량 길이(전장)은 5745mm, 높이(전고)는 1989mm, 전폭(너비)는 2730mm다.
 

포티투닷 자율주행버스 'aDRT'는 미래적 느낌의 실내와 함께 개방감이 좋은 파노라마 선루프가 적용됐다. 직물 마감된 각 시트도 편의성이 고려됐다.[사진=황지현 인턴기자]


포티투닷은 △착석 상태에서 개방감을 최대한 고려한 파노라마 선루프 △사이드 미러를 대체한 디지털 사이드 미러 △자체 제작 핸들 △좌석별 USB C타입 포트 △차량 도어 첨단 안전시스템 등이 특징이라 설명한다. 실제 차량을 보면 구체적인 기능 설명 없이도 미래에서 넘어온 차라는 느낌이 든다. 청계천을 거니던 남녀노소 시민들, 특히 어르신들은 "시대가 달라졌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포티투닷 자율주행버스 'aDRT'의 둥글둥글하고 미래적인 외관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사진=김종형 기자]


평일 업무시간에 운행이 이뤄지는 탓인지 이용객은 많지 않았다. 차량에 탑승하면 전문 드라이버가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등 간단한 안전 관련 문구를 안내한다. 이후 차내 방송으로 "차량 내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하고, 운행 중 일어나시면 안 된다"는 내용도 나온다. 직물로 마감된 시트는 영하 1도에 달한 추운 날씨에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고 비교적 고급스러웠다. 좌석마다 USB-C타입 포트가 마련돼 급한 경우 스마트폰 등을 충전할 수도 있다.
 

포티투닷 자율주행버스 'aDRT'가 운행 중인 모습[사진=황지현 인턴기자]


청계광장에서 세운상가까지 이동하는 데엔 12분이 걸렸다. 승차감은 안락하지는 않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은 편이다. 눈을 감고 느껴보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닌 일반 시내버스 기사가 운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중간중간 급출발·급정거도 느껴졌지만 이는 주변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을 감안한 조치라고 한다. 차 내에서는 느끼기 어려웠지만 바깥에서 주행 상황을 지켜봤을 때도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듯했다.
 

자율주행 중인 포티투닷 자율주행 셔틀버스 'aDRT'[사진=김종형 기자]


도로 특성상 이동하는 도중 공사 구간을 지나치기도 하고 신호도 잦다. 보행자와 오토바이·자전거가 끊임없이 지나갔다. 차량 탑승 후 보이는 운전석 쪽 대시보드에도 도형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aDRT에 갖춰진 자율주행 성능은 12대의 카메라와 6개 레이더가 담당하며 주변 175m까지 감지할 수 있는 '퓨전센싱' 기술을 사용한다. 레이더를 통해 눈·비 등 기상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을 추구하는 시범차량에 전문 드라이버가 탑승한 것도 공사지역 등 일부 구간에서 안전을 우선으로 하기 위함이다. 직접 타본 aDRT는국내 최고 난이도 도로 환경을 감안하면 운전 실력에 '합격'을 줄 수 있었다. 운전면허를 딴 뒤 운행은 자주 하지 않는 '장롱면허' 운전자들이 기대할법했다.
 

청계천 도로를 운행 중인 포티투닷 'aDRT' 모습. 충분한 수준의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사진=김종형 기자]


이미 낮은 단계의 자율주행은 시판되고 있는 국산·수입 완성차에 폭넓게 들어가있다. 다만 "기계에 어떻게 운전을 시키냐"는 막연한 불안감에 기능 자체를 이용하지 않는 운전자들도 많다. 포티투닷이 추구하는 것은 자율주행에 대한 인식 변화다. 기술 발달과 규제 완화도 과제 중 하나겠지만 실제 자율주행을 이용할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 한 기술 상용화는 요원하다는 얘기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시범 운행 차량에서의 경험과 실제 상용화된 자율주행에 대한 경험은 다를 것이다. 자율주행은 진화하고 있고 이용자 인식도 그렇다"며 "이번 청계천 주행은 다양한 이동환경, 다양한 도로환경이 있어 이용자들의 인식·수용성에도 과감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봐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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