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제조 기업의 공급망 체감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공급망 상황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은 73%를 넘어섰다고 4일 밝혔다.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 기업은 27.3%였다.
공급망 위협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 △미‧중 패권경쟁 등 자국우선주의 심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탄소국경세 등 공급망 환경규제 강화 등도 요인으로 꼽혔다.
응답 기업 10곳 중 6곳은 작년 공급망 위기 및 애로로 피해를 겪었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관리나 원료 조달 차질에 따른 생산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쟁의 영향으로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네온가스 등 천연가스의 가격이 최대 20배 이상 치솟으면서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기도 했었다.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은 △조달·판매처 다각화(43.9%) △기술·경쟁력 강화(23.2%)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10.3%) △공급망 내 현지화 전략 확대(8.4%) 등의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부야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작년보다 줄일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62.7%로 높았다.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답변(37.3%)과 두 배 가까이 높은 반응이다.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68.8%), ‘제약바이오’(67%), ‘이차전지’(48.8%) 순으로 투자 감소에 대한 응답비중이 높았다.
한편, 새해 BBC 기업들의 경영활동은 작년에 비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대비 새해 사업운영 방향에 대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소극적 긴축경영을 계획 중’(51.7%)이라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할 것’이란 답변은 27.3%, ‘적극적 확대경영’이란 답변은 21%로 집계됐다.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 과제로는 거래처 발굴 지원, 대-중소기업간 공급망 협력 생태계 구축, 보조금 및 세액공제 확대 등의 답변이 나왔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새해에도 공급망 분절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극복 노력도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첨단 산업 분야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투자분을 고려해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