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사 배터리 사용량은 성장한 반면 점유율은 전년(2021년) 대비 30.2%에서 23.7%로 6.5%포인트(P) 하락했다.
세계 각국 전기차(EV, PHEV, HEV) 배터리 총 사용량은 517.9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대비 71.8% 대폭 상승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사용량도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0.4GWh로 전년 대비 18.5% 늘었다. 삼성SDI는 24.3GWh, SK온은 27.8GWh로 각각 68.5%, 61.1%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점유율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19.7%에서 13.6%로, SK온은 5.7%에서 5.4%로, 삼성SDI도 4.8%에서 4.7%로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어렵게 점유율 2위를 지켰지만 업계 1위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벽을 넘어서진 못했다. 지난해 CATL 배터리 사용량은 191.6GWh로 전년 대비 92.5% 성장했다. 점유율도 33.0%에서 37.0%로 4%포인트 상승하며 독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위 역시 중국 BYD가 이름을 올렸다. BYD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8.7%) 증가한 13.6%로 LG에너지솔루션과 동률을 이뤘다. BYD 배터리 사용량도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70.4GWh 규모였지만 전년 대비 167.1%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10위권에 든 업체 중 6곳이 중국 업체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 6개사 합산 시장점유율은 2021년(48.2%) 대비 증가한 60.4%로 절반을 넘어섰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면서 세계 배터리 시장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주력으로 삼던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공략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배터리 3사가 미국 IRA 시행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IRA는 배터리,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법안으로 다음달 하위 규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한국 배터리·전기차 업체는 IRA 전기차 관련 규정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터리 3사는 지난해 합산 1000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액을 확보했다. 배터리 3사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 합작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 내수 시장 대응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중국에 배터리를 수출하는 규모가 지난해 2억7만856만 달러(약 3600억원)로 전년 대비 절반 가량 감소했다. 배터리 3사가 전략적인 협력을 도모할 필요성이 대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