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액은 335억4900만 달러(약 43조7847억원)를 기록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 국내 무역수지가 59억8700만 달러(약 7조8136억원) 적자를 기록해 이 추세대로라면 12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감소 주요 요인은 국내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이다. 경기 불황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해 수출액도 줄었다. 지난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2022년) 동기 대비 43.9%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 감소 폭은 29억7000만 달러(약 3조8725억원)로 총수출 감소액인 7억9000만 달러(약 1조300억원)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중(對中) 수출 규모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체 수출 중 중국 비중은 19.9%로 2004년 이후 중국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팬데믹으로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했을 때도 이런 경우는 전무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중국 리오프닝에 기대를 걸었지만 좀처럼 진전이 없는 모양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체 수출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일 추 부총리가 "향후 무역수지는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안팎이다. 그만큼 중국 시장은 최대 변수지만 의존도가 높다는 말도 된다. 미국은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로 중국 반도체 기업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중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기대가 나온 중국 리오프닝 역시 반도체 업계 수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리오프닝이 경제 회복으로 작용한다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업종은 소비재 관련 산업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와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도 업황 회복을 위한 중장기적 해법으로 팹리스(설계 전문 회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를 살펴보고 있다.
업계 자구책과 함께 입법기관과 행정당국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추 부총리도 "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한시가 시급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서 꼭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부도 앞서 여당에서 발의된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담은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 통과를 위한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