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는 합리적인 가격과 유지비용에 더불어 넓은 거주성을 갖춰 가족용 차(패밀리카)로 사랑받고 있다. 가격 대 성능비(가성비)가 우수한 QM6가 상품성을 높인 외관·실내, 새 레저용 트림 '퀘스트(QUEST)'를 더한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기자가 지난 15일 르노코리아가 마련한 시승행사에서 만나본 QM6 부분변경 모델 '더 뉴 QM6'는 강인해진 외관과 세련된 실내, 높은 편의사양 등으로 깊은 인상을 풍겼다. 처음엔 변한 부분이 크게 없다고 느껴졌지만, 서울 수서역부터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 인근까지 왕복 약 40km를 달려보니 기존 장점은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전반적인 만족도는 더 높인 '착한'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QM6는 그동안 동급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동급인 현대자동차·기아 모델들의 경우 옵션을 더하면 최대 4000만원을 넘는 경우가 잦고, 하이브리드 등 일부 파워트레인(구동계통)은 여전히 오랜 대기기간을 거쳐야 한다. QM6는 인도기간도 빠르지만 다른 장점도 많았다.
더 뉴 QM6는 디자인 측면에서 큰 변화를 주진 않았다. 기조에는 차이가 없었다. 2.0리터(L) 가솔린(휘발유) 모델과 액화석유가스(LPG) 모델, 새로 추가된 레저·화물용 퀘스트 트림 모두 같은 차체 크기를 갖는다. 자세히는 길이(전장) 4675mm, 너비(전폭) 1845mm, 높이(전고) 1670mm, 축거(휠베이스) 2705mm 등이다.
올해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무광으로 처리했고 전면 범퍼와 전·후면 스키드(차량 하부 보호 부위)에 변화를 줬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C자 모양 헤드램프(전조등)에는 세로형 LED 주간주행등을 장착했다. QM6 디자인은 완전변경 없이 5년째 이상 이어지고 있어 익숙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변한 점이 많았다. 도로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세세한 부분 변화가 돋보였다.
시승 차량은 '블랙 퀼팅 나파 가죽 시트'와 '블랙 알칸타라 내장재 블랙 우드 그레인' 사양이 적용됐다. 고급 스웨이드 재질의 알칸타라 시트는 하체를 감싸주는 편안함을 제공했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 새로 추가된 '친환경 올리브 그린 나파 가죽시트'는 아마씨유, 옥수수 등을 활용한 친환경 공정으로 가공했다고 한다. 알칸타라 시트와 나파 가죽 시트 모두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퀘스트 트림의 경우 1열 뒤편 차폐벽이 있어 승차 공간과 적재 공간을 구분했다.
실내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체 디지털 계기판은 아니었지만 연료 잔량과 냉각수 온도 등이 나오는 아날로그 형식이 오히려 주행에는 잘 어울렸다. 계기판 중앙부는 디지털 화면이 적용돼 분당 엔진 회전 수(RPM)나 주행 가능 거리, 재생 중인 음악 정보 등을 출력하는 식으로 개인화도 가능했다.
르노코리아가 적용한 9.3인치 세로형 내비게이션 화면은 운전자들 사이 호불호가 갈리지만 지도와 주행 거리를 더 넓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공조장치 역시 버튼식으로 조작이 가능해 운전 중에도 차 내 온도를 세부적으로 조절하기 편했다. 차량 두뇌에 새로 적용된 '이지 라이프(EASY LIF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해상도 후방 카메라와 차량 주변을 볼 수 있는 '스마트 스카이 뷰' 등에서도 소비자 수요를 염두에 둔 모습이 엿보였다.
르노코리아는 그동안 QM6를 '조용하고 편안한 SUV'로 소개해왔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 역시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적용된 2.0L 가솔린·LPG 엔진은 동급 SUV에 들어간 디젤 엔진보다 정숙하고 반응성이 빠르기 때문이다. 모든 트림에는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가 적용됐다. 모회사가 구불구불한 길이 많은 프랑스 브랜드인 만큼 스티어링 휠(운전대) 조작감도 부드러웠다.
2.0L 가솔린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44마력에 최대토크 20.4kgf·m, 2.0L LPG 모델은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 19.7kgf·m로 비슷한 힘을 발휘한다. 두 엔진 모두 퍼포먼스보단 일반 주행에 최적화됐다. 가속보단 저속에서 단단한 힘을 발휘했다. 시속 120km 이상 고속에 도달했을 때도 안정감 있는 주행을 자랑했다.
제법 큰 덩치에도 곡선 도로 주행할 때는 묵직하면서도 단단하게 차체가 잡혔다. 모회사인 르노가 WRC 등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한 차량을 만든 경험이 바탕이 된 셈이다. 단순히 직선에서만 빠른 것을 넘어 굴곡 있는 도로에서도 우수한 주행 성능을 보이면서 국내에서 선호받는 패밀리카 중 하나로도 꼽히고 있다.
아울러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편의사양 부분에서도 많은 부분 소비자 선호를 반영했다. 옵션을 추가하면 2열에 65와트(W)로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C-타입 USB 포트가 탑재돼 노트북까지 충전할 수 있다. 기존 1열 스마트폰 충전대에는 LED 살균 모듈이 적용됐다. 동급에서는 비교적 희귀한 기능인 차내 공기청정 순환모드·공기청정 시스템 등도 새로 추가됐다. 국내 소비자에게 필수 옵션인 열선·통풍시트는 중간 트림(RE)부터 기본 적용된다.
아쉬운 점은 제한적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성능이다. QM6에는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차선이탈 경고, 오토 하이빔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탑재된다. 기존에는 LPG 모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선택할 수 없었지만 이번 모델에서는 옵션으로 추가가 가능하게 됐다.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 1등급을 받았다는 점은 안심이 간다. 다만 크루즈 컨트롤이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지 않고, 주차조향보조시스템은 적용됐지만 차로중앙유지보조 등이 여전히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부분변경 QM6의 파워트레인별 가격은 가솔린 모델 2.0 GDe △LE 2860만원 △RE 3290만원 △프리미에르 3715만원, LPG 모델 2.0 LPe는 △LE 2910만원 △RE 3340만원 △프리미에르 3765만원이다.
한편 새로운 트림 퀘스트 모델은 최대 1413L, 300kg까지 짐을 적재할 수 있어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했다. 이번 부분변경 라인업과 같은 디자인·승차감·주행성능 등도 갖췄다. QM6 퀘스트 가격은 △SE 2680만원 △LE 2810만원 △RE 32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