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브랜드 주요 과제로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전환'을 내세웠다. 올해 생산량 증대 목표와 함께 전기자동차(EV) 주도 계획까지 선포한 만큼 글로벌 3위 이상 점유율을 달성할 지도 기대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이달 중 공시·대통령 맞이 행사·주주총회 등에서 모빌리티 브랜드 전환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3일 신년회에서 "전동화, 소프트웨어, 신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라며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비로소 보다 완벽한 SDV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SDV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라는 뜻으로 미래 자동차 시장 핵심 먹거리로 꼽힌다. 자동차에 전자 부품이 다수 탑재되면서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기능도 늘게 됐다. 사용자 경험이나 배터리 성능 향상,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동속도 향상 등이다. 고객 데이터를 쌓아 상품성을 개선하고, 이를 통한 추가 고객을 확보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전기차·자율주행 등 하드웨어 측면 가능성에 더해 하나의 플랫폼이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 중추 역할은 '포티투닷'이 맡을 전망이다. 포티투닷은 2019년 3월 설립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모빌리티·자율주행 총괄 조직 TaaS(서비스형 운송) 본부를 설립하고 4200억원을 들여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TaaS 본부장(사장)으로 영입됐다. 현재 포티투닷은 서울 상암동·청계천 일대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하면서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포티투닷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도 23일 주주총회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며 "올해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출시를 통해 전동화 브랜드 경쟁력을 한 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기차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신흥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확대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현대차그룹 외 수입 브랜드들도 별도 소프트웨어 조직을 갖추는 등으로 미래차 시장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차량 판매 1위인 도요타는 2018년 소프트웨어 자회사 우븐플래닛홀딩스를 설립해 소프트웨어를 독자 개발하고 있고, 2위인 폭스바겐그룹도 2020년 소프트웨어 담당 자회사 카리아드를 만들고 수십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드, 볼보자동차 등 브랜드들도 자회사 설립·센터 구축 등으로 안전기술과 운전자 지원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세자릿수 연구개발 경력직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고, 이와는 별개로 소프트웨어 경력 개발자는 상시 모집하고 있다"며 "올해 전 세계 완성차 판매 3위에 안착한만큼, 향후에는 소프트웨어·전동화 분야를 선도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