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투톱(Top)'인 삼성과 LG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서 다시 한 번 진검승부를 벌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LG디스플레이는 중·대형 TV에 각각 강점을 보유한 가운데 새로운 승부처로 노트북과 자동차에 쓰이는 패널이 떠올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선 4일 충남 아산시 제2캠퍼스에서 신규 투자협약식을 열고 4년간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정보기술(IT) 기기용 OLED 패널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태블릿PC용 OLED를 생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신규 라인에서 생산할 OLED는 8.6세대다. LG디스플레이가 현재 구축하는 라인에서는 6세대 OLED가 출하될 예정이다.
OLED 패널 세대는 마더글라스라고 부르는 유리 기판 크기에 따라 구분하는데 세대 숫자가 클수록 기판 한 장으로 만들 수 있는 패널 개수가 늘어나고 크기도 커진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하는 8.6세대 OLED는 마더글라스 한 변의 길이가 2m 이상이다. 여기에 대각선 길이 10인치(25.4cm)짜리 패널 수백장을 찍어낼 수 있다.
통상 8세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중·대형 TV에 들어가는 패널을 생산한다고 알려졌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태블릿PC와 노트북 OLED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에 쓰이는 퀀텀닷(양자점·QD)-OLED와 별개로 화면 크기가 5~7인치 수준인 스마트폰에 주력해 왔다. 전 세계에서 OLED를 채용한 스마트폰 중 70%가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모회사인 LG전자 이외에도 TV를 생산하는 중소 가전·영상기기 업체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O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60%를 기록했다. 10년째 압도적인 1위다.
소형과 중·대형 시장에서 각각 활약한 두 회사는 10인치대 OLED를 전장(戰場)으로 택했다. 관건은 더 높은 숫자의 세대를 도입해 마더글라스 한 장으로 더 많은 OLED 패널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다. 마더클라스 크기를 키우면서도 수율(양품의 비율)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태블릿PC와 노트북에 주로 쓰이는 12~17인치급 패널은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류였지만 OLED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또한 자동차에 10인치대 화면을 탑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필수 사양으로 자리잡으면서 자동차용 OLED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과 LG로서는 IT기기·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패러다임 전환이 몇 년 새 거세진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기회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간 디스플레이 기술 격차는 2~3년 정도로 좁아진 상황"이라며 "삼성과 LG가 10인치대 OLE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 실제 양산까지 고려한 격차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