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영국 공장[사진=혼다]
[이코노믹데일리] 일본 혼다가 포스코와 함께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협력 강화에 나선다. 윤석열 정부가 분위기를 바꾼 대일외교 기조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혼다는 전날(11일) 포스코홀딩스와 △자동차(전기차)용 강판 △배터리 △배터리 재활용 등 산업에서 협력을 전개하기로 했다.
그동안 혼다와 포스코는 자동차용 강판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기존 강판 경량화 등 개발 분야, 기존 자원 재사용까지 협력 분야를 넓히면서 합동으로 탄소중립(탄소배출 0)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예상된다.
먼저 기존 협력 분야인 자동차용 강판은 중량 저감과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추진한다. 철강 분야는 대표적인 '굴뚝' 산업으로 화석연료에 기반해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혼다는 차량 조립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했다. 또 전기차는 배터리가 들어가 무게가 무거워지는 만큼 강판 무게 저감을 통한 기술 개발에서도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 시설 모습[사진=포스코케미칼]
강판 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뤄진다. 포스코는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앞서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t), 음극재 26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도 리튬과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원료 생산량을 늘리고, 폐배터리 내 니켈과 코발트 등을 재사용해 원료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와 혼다는 철강 사업에서 전략적 파트너였고 배터리 소재 분야로 협력 체제를 확장할 것"이라며 "리튬과 니켈, 음극과 양극 등 미래 배터리 소재를 포함한 포스코그룹 가치사슬(밸류체인)은 혼다 전기차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가 포스코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전동화 시대 대응을 위해서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는 전기차 전환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오다가 최근 전용 플랫폼 개발 등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혼다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매출을 40% 이상 끌어올리고 2040년까지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 혹은 수소연료전지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 정부 기조와 이번 협력 강화를 연관짓고 있다. 정부가 일본과의 외교에서 전환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각 기업들도 이에 발맞추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혼다는 이달 초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을 시작하기도 했다.
다만 포스코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협력은 한일관계 정상화 이전부터 협력 논의를 해오던 건"이라며 "일본 기업과 이차전지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 방안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향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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