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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김동관 '방산 제국' 닻 올린다…"대우조선 정상화에 총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4-27 17:05:29

공정위 '조건부 승인'하자…한화 "수용"

다음달 2조원 유증으로 지분 49% 확보

육해공 아우르는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

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사진=한화그룹]


[이코노믹데일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꿈꾸는 '방산 제국' 실현이 눈앞에 다가왔다.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중 마지막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로(공정위)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아내며 유상증자를 비롯한 남은 절차에 속도가 붙게 됐다.

공정위는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컨버전스, 한화임팩트 파트너스(미국 소재), 한화에너지싱가포르(싱가포르 소재) 등 5개 회사가 신청한 대우조선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공정위가 내건 조건 세 가지, '경쟁업체 배제' 우려

공정위가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을 승인한 조건은 함정 부품을 제조하는 한화가 함정을 건조하는 업체에 부품을 공급할 때 차별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게 핵심이다. 공정위가 금지한 세 가지는 함정 부품 견적을 차별하는 행위, 기술 정보 제공을 차별하는 행위, 경쟁 사업자의 영업비밀을 계열회사에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이는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인 방위산업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독점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한화는 국내 함정 부품시장 물량 가운데 통신체계와 레이더장비, 함포를 제외하고 60~100%를 점유한 독·과점 기업이다. 대우조선은 수상함 점유율 2위(25.4%), 잠수함 점유율 97.8%(1위)인 사업자다.

공정위는 부품과 함정을 독·과점한 두 회사가 수직 관계로 합치면 HD현대 같은 경쟁 사업자는 국가(방위사업청)가 진행하는 구매 입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고 봤다. 이는 해외 경쟁당국보다 국내 공정위 심사가 늦어진 원인이었다. 공정위는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쉽게 말하면 이런 상황이 가능하다. 방사청이 함정을 구매하기 위해 조선업체를 상대로 입찰 공고를 낸다. 방사청은 가장 저렴한 가격을 써낸 업체를 선정한다. 즉 부품을 저렴하게 공급받아 원가를 낮춘 조선업체가 유리해진다. 부품 공급사인 한화가 계열 조선업체인 대우조선에만 싼 값에 부품을 공급한다면 대우조선과 경쟁하는 다른 조선업체는 물량을 수주하지 못할 수 있다.
 

한화그룹 인수 이후 대우조선해양 주주 구성[자료=한화그룹]


◆한화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경영정상화에 최선"

한화그룹은 공정위 심사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화 측은 "조건부 승인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경영 실적이 악화된 대우조선의 신속한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제시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5월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고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증자 규모는 한화그룹 5개사를 합쳐 2조원에 이른다. 이를 통해 한화는 대우조선 지분 49.3%를 보유하며 산업은행(28.2%)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은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대우조선 인수 이후에는 경영정상화 작업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최근 2년간 적자 규모가 3조4000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은 1600%나 된다. 오랜 저가수주 관행 탓에 수익을 내지 못한 영향이다. 올해 1분기(1~3월) 조선업 시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대우조선 수주 실적은 지난해 1분기 42억 달러에서 올해 8억 달러로 감소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을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대우조선 인수가 본격적인 시너지를 낸다면 김동관 부회장으로서는 경영에 참여한 이후 최대 업적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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