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절차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만 남겨둔 가운데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시너지 구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한화가 신청한 대우조선 기업결합 절차와 관련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결과 발표는 지연되고 있다. 공정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수직 계열화에 따른 경쟁 제한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방위산업 부문에서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한화에서는 이달 중 국내와 해외 경쟁당국 심사를 마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 측은 현재 그룹 내 계열사들 사업 영역이 대우조선과 겹치지 않아 기업결합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 전문가들도 조선업이 아닌 다른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의 기업결합 신청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공정위를 제외한 유럽연합(EU) 등 7개 해외 경쟁당국 모두 기업결합 승인을 마쳤다.
공정위가 결과 발표 지연은 조선업계 일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 합병으로 군함과 함정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화가 계열사인 대우조선에 유리한 조건으로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 등 경쟁사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한화 측은 이와 관련 "특정 조선업체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심사가 지연되고 있지만 공정위가 결국 승인 허가를 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방위사업청도 지난달 15일 방산업체 매매 '승인' 의견을 보내면서 인수합병과 관련한 특별한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양사 간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한화는 조선과 방산 부문에서 큰 경쟁력을 갖게 된다. 대우조선은 잠수함과 구축함 등 함정 특수선 분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화가 가진 해양 첨단 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 함정 건조 능력과 결합돼 대규모 수출도 가능해진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에너지 역량과 대우조선 선박 건조, 에너지 생산 기술이 만나면 또 새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인수가 확실시되는 모양이지만 아직 공정위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해양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과 미래 기술 연구개발(R&D)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는대로 사명을 '한화오션'이나 '한화조선해양'으로 바꾸고, 계열사둘(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과 2조원을 즉각 투입해 유상증자 신주 인수 방식으로 지분 49.3%를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