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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역대급 엔저 속 여행株 '울상' vs 방학·휴가맞은 항공株 '방긋'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이삭 기자
2023-07-13 05:00:00

"패키지>자유여행"…여행업 업황 부진 겹쳐

국제선 증편, 여객 수요↑…항공 호실적 기대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본격적인 해외여행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관련주(株)인 여행주와 항공주 희비가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휴가시즌에도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저비용항공사(LCC) 승객 대비 여행업 전반의 회복 속도가 느린 것이 주가 내림세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항공주는 역대급 엔저 현상에 LCC 일본 노선 호황을 누리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여행주 투자 주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기준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달 5만2000~5만4000원대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 5만원선을 간신히 유지 중이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19일 하루에만 3.89% 급등하며 1만8440원에 마감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1만6000원대를 밑돌고 있다. 참좋은여행 역시 지난달 1일 9510원에 마감된 주가가 근래 8500원대까지 추락했다.

이러한 흐름은 LCC가 이끄는 수요에 비해 모객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패키지 여행 수요 둔화 △원활하지 못한 하드블록(저가로 항공권을 대량 구매해 좌석을 미리 확보하는 행위) 공급 등을 언급하면서 "LCC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패키지 여행 수요 둔화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제주항공이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742명) 중 90%가 여행사를 동반한 패키지여행보다 자유롭게 일정을 짜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수요자의 이 같은 선호도는 코로나19가 극심한 시기부터 예견돼 있었다. 2년 전 여행·숙박 전문 플랫폼 '여기어때' 설문조사에서는 회원 1942명 중 81.5%가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활동으로 자유여행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일상 생활을 제약하는 동안 자유로운 여행에 대한 갈망이 크게 표출됐다고 설명한다.

이렇다 보니 항공사가 좌석을 직접 판매하는 비중을 늘려 하드블록에 차질이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LCC 입장에서는 굳이 여행사에 의존하지 않아도 여행 고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계 경쟁도 여행주 투자를 멈칫거리게 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인터파크트리플(구 인터파크)이 최근 TV광고 등 대규모 마케팅을 전개한다"며 "모회사인 '야놀자'의 자금 여력을 감안하면 산업 경쟁 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고객 수가) 과거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지 않는다면 이런 우려들이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작동할 개연성도 충분하다"며 고객 수의 빠른 회복 여부를 확인해 가면서 투자 기회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우재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저 때문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늘어났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자유여행을 하는 2030세대"라며 "여행사들의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의 패키지여행 수요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9월 추석 연휴 전후로 패키지 여행 수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인데, 중장년층의 경우 여전히 패키지여행을 선호하는 기조가 감지된다는 분위기다.

◆휴가 시즌 본격 개막…항공주 랠리 "이륙 준비 끝"

이런 가운데 항공 관련주는 눈에 띄는 랠리를 보여준 데 이어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지배적이다. 휴가 시즌이 최소 3분기까지 이어지는 만큼 비수기 통과가 확실시됐다는 분석에서다.

같은 날 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가(종가 기준)는 전달 초 2만1800원으로 출발했으나 이달 초 2만5000원을 돌파하며 최근 한 달여간 15% 이상 폭등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 자회사이자 LCC인 진에어 주가는 지난달 1만4540원까지 하락한 뒤 이번 주 1만6000원대로 올라섰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10.7%, 5.3% 상승하며 주주들을 흡족케 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으로 억눌려 왔던 해외여행 갈망이 생각보다 컸다며 저비용항공사의 일본 노선 호황이 더욱 돋보였다고 평했다. 황금 연휴가 겹친 지난 5월 전체 일본 노선 수송객 수는 3년 전 동기 대비 약 82% 회복된 가운데 LCC의 경우 대체적으로 100% 이상 회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비수기에 속하는 6월에도 3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에어부산 29% △진에어 27% △티웨이항공 27% △제주항공 6% 등 편당 수송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단거리 노선에 대형 비행기를 운행시켜 편당 수송객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박 연구원은 "연중 LCC 실적은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필요할 것"이라며 저점이라고 판단되는 항공주는 아직도 시장 관심 밖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에도 국제 노선 증편이 지속하는 데다 견조한 여행 수요가 뒷받침되며 여객 수 증가 기조 유지될 것이라며 "이번 분기에 나타날 강한 여객 수요와 함께 국내 항공사의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유류할증료 하향 조정으로 일부 항공권 가격이 하락했으나 이를 상쇄하는 운임 상승도 실적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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